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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처음 책을 만나게 되었을 때..
<사라진 소녀들의 숲>이란 제목에 당연하게도 위안부를 떠올려보렸어요..
그런데 실제 소설의 태동은 그보다 빠른 고려시대의 공녀제도에 대한 한 학자의 글을 보시고 작가님이 쓰게 된 소설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아~ 고려시대 공녀" 이야기인가 했더니 시대가 조선시대이야기더라고요..
절반 정도 읽는 도중에 불현듯 책의 전개가 분명 내가 아는 공녀이야기가 맞는데.. 시대는 왜 조선이라는 거지? 뭔가 맞지가 않는데 뭐지? 이런 의문이 세를 확장하더라고요..
뛰어난 수사관이었던 아버지의 갑자스런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쓰신 타다만 일지를 받아들게 되면서 주인공 민환이는 아버지를 찾아 제주도로 떠나게 되요..
제주도에세 어릴 적 헤어졌던 동생 민매월을 만나고 아버지의 죽음을 쫒아가면서 두 자매의 서로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 추억과 화해까지 이루어지는 성장소설이에요..
제주도 한마을에서 13명의 어린 소녀들이 사라지고 수사관이 아버지는 제주도로 향하고 수사 도중 죽음을 맞게 되죠..
그 소녀 중의 한명이 주검으로 발견되는데.. 이 사건의 목격자였던 어린시절의 민자매..
결국 아버지의 죽음 끝에 자매의 어린 시절과 사라진 소녀들이 맞닿아 있죠..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문제의 시초가 되는 서현부터 죄인백씨, 노경심방, 문촌장 그리고 제주목사에 심지어 어사까지 모든 인물들을 다 의심병 돋게 만들며..
나중에는 민자매 또한 그런 것은 아닌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어요..
민자매가 사건을 대하는 자세에서 오는 반목과 피해의식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살리기 위해 달려가면서 서로를 점차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성장에서 오는 갭을 줄여나가는 것 또한 모두가 의심스러운 것과 함께 책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가지게 했던 요소이고 재미였어요..
한번은 민환이의 시점에서 또 한번은 민매월의 입장에서 읽어보면 전혀 다른 스토리처럼 읽혀지더라고요..
그래서 읽고 나서 바로 잡히는 서사를 가졌지만 쉬이 서평을 쓸 수 없게 곱씹게 되는 이야기가 되어지지 않았나 싶고요..
그렇게 읽고도 열흘이 지나서야 쓰게 된 서평이거든요.. 이 서평이..
아름다운 처녀를 빼내려면 얼마나 큰 뇌물을 바쳐야 할까?
사라진 소녀들의 숲 page. 173
죄인백씨가 민환이에게 속삭이던 그 말..
이 문장으로부터 작품 속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게 만들었고..
진실을 찾아헤매이고 진실을 알리려 하고 진실에서 벗어나거나 도망가려고 얼마나 많은 발버둥과 억울한 죽음으로 대치되었는가 조마조마 하기도 하고..
힘과 돈이 애꿎은 아이들을 잡아먹고..
주위의 수군거림과 왕따가 이 작은 아이들이 돌아갈 곳조차 없게 만들어버리다니..
없는 서러움..
작게는 가정의 가난 크게는 나라의 힘에 가엾은 어린 소녀들만이 희생되어진 것에 분노와 좌절을 동시에 맛 보게 되었네요..
고려시대에만 있었던 "공녀제도와 환향녀(還鄕女)"가 조선초기 세종시대까지 이어졌다는 것에 충격적이었어요..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그말..
집에 나라에 힘이 없어 사그라진 소녀들인데..
고려시대의 "환향녀(還鄕女)"도 그러하고 일제강점기의 위안부할머니들도 그러하고..
왜 그 분들이 고개 숙이고 조리돌림 당하며 배척당했어야 하는지..
그 때 뿐만 아닌 지금에도 말도 안되는 억지과 트집에도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찬바람과 눈비 속에서도수요집회에 나서시며 "다른 거 필요없다 사과한마디면 족하다.. " 말씀하셔야 하는지..
참으로 역사의 반복 속에 답답하지만 수요집회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었어요..
어쩌나 한번 참석하게 되고 떠올리게 되는 일련의 행동을 반성하게 되네요..
# 본 서평은.. 창비에서 제공하는 책을 직접 읽고 작성되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