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프트웨어를 말하다, 지혜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시리즈
김익환 지음 / 한빛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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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IT현실을 꼬집는 책이다.

대학 졸업 후 내가 속해서 일해온 영역이기에 나도 잘 알고 있는 문제 들이다.

개발위주의 현재의 직장에 들어와 적잖은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했다.

사실은 현재의 회사에 입사한지 10년이 된 지금도 

나의 업무와 회사의 생리가 어긋나 곤란을 겪는 일도 종종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고민과 회사가 생각하는 관점이 많은 차이를 가지기 때문이며 

그것을 이해시키기도 어렵다.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필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리가 없다.

그리고 필자가 이야기하는 문제 때문에 변화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OKJSP 같은 개발자 커뮤니티가 대표적이다.

15년이 넘은 개발자 커뮤니티로 자바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현재는 모든 개발자 커뮤니티로 바뀌었다.

역량 있는 개발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이다. 


필자가 진단한 갈라파고스라는 말은 환경이 이미 지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선각자나 특별한 기업 몇몇이 변화한다고 한국의 IT 현장이 바뀐다면

이미 갈라파고스가 아니다.

진단이 갈라파고스라면 갈라파고스 문제를 파고들어야 하는데

그 환경에 진화해서 생존하는 사람들을 분석한다고 문제가 달라지지 않는다.

책의 대부분의 내용을 갈라파고스 환경에 적응한 사람들에게 

다른 환경의 우수성과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내용을 이야기 한다면 

아마도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준비하는 소수 몇몇 사람들을 위한 책일 뿐이다.

갈라파고스에 갇혀있지 말라는 말처럼 들리지만 

우리 모두가 실리콘밸리로 옮겨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은 대안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이 유용하지만 한국의 IT환경에서 소용이 없는 공염불처럼 들린다.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말 하려면 

최소한이라도 갈라파고스가 된 한국의 IT환경을 파헤쳐 주고 

갈라파고스 환경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어야 한다.

IT 경력을 신고제로 중앙에서 관리를 하고 

실력과 관계없이 개발 연차를 국가에서 공인한다는 발상이

현재의 IT 강국 한국의 현실이다.

IT 개발자 경력 신고제는 국책사업의 사업 시행자 신고항목으로도 들어간다.

조금만 파헤쳐봐도 갈라파고스 환경을 만들고 

그에 따른 IT 인력의 노고의 결실을 도둑질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는 개발자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만 입이 아프게 나올 뿐이다.


필자가 주장하는 합리적인 노력이 무력해지는 이유는 

갈라파고스 환경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열매를 착취하기 때문이다.

아래에서의 혁명, 상향식 개선이라는 것이 있다.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가

진정한 성공과 발전을 바라는 생태적인 환경이라면 

필자의 지적대로 개발자나 선구적인 기업들이 개선하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살아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갈라파고스에서는 갈라파고스 환경을 무시한 

사람들이 살아남지 못한다.

한국 IT에는 많은 선각자들이 고통 받으며 

현실에 벽에 부딪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갈라파고스의 문제는 그 환경이 그럭저럭 생태계를 이루고 존재하며 

노력의 열매를 도둑질하는 사람들이 환경을 만들고 있는 판에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굴러간다는 것이다.


필자가 말하는 지혜와 문화는 

마치 개발자들의 개인적인 문화역량 부족으로 

한탄하는 것처럼 보여 거북스럽다. 

완전히 잘못 진단하였으며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 모두 일해본 사람으로 

진짜를 볼 수 있음에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리콘밸리의 우수한 시스템이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 심기일전한다면 갈라파고스 환경의 벽에 부딪쳐 좌절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좋은 내용임에 불구하고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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