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연인
다이라 아즈코 지음, 김은하 옮김 / 글램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작가 다이라 아스코의 단편소설 7개가 들어있는 책이다.

B급 연인은 첫 번째 단편소설의 제목이지만 다른 작품의 주인공들도 

흔히 보는 평범한 B급이나 혹은 보기에 따라 C급일수도 있는 인생들의 이야기이다. 

처음의 B급 연인의 이야기가 너무 B급이어서 책을 잘못 골랐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게 쓴 소설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B급인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모습이 대부분 일지도 모른다.

이상적인 것과 현실의 세계는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B급인 모습들을 부정하거나 

A급을 지향하는 것보다는 

그 B급이 모습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소설에서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현실적이어서 좋다.

그 모습을 통해서 스스로의 모습을 거울로 삼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재료조차 구하기 힘든 특별요리책을 보는 것보다는

내가 매일 만들어 먹는 요리와 비슷한 요리를 

다른 사람만의 레시피를 들여다 볼 때 더 유용한 것처럼 말이다.

삶에는 정답이 없지만 추구해야 할 바는 있을 것이다.

B급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들만의 더 독특한 비급을 살짝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6개의 연인 이야기가 나오고 마지막은 부모에 관한 단편이 하나 들어있다.

반신불수가 된 아버지가 사망하는 장면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장례문제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관계와 갈등을 그린 소설이다.

살아갈 때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을 정리하고 떠나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살았고 어떤 것이 중요한지 삶의 마지막은 모든 것이 진짜가 된다.

죽으면 끝이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죽음 뒤에도 세상은 변함없이 돌아가고 남은 사람들의 삶도 계속된다. 

죽음은 남은 사람들의 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남기기에 

죽음 이후의 문제도 우리는 돌아가기 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죽음 이후의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도 내가 떠난 이후의 모습들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식은 부모가 지은 농사이다.

마지막의 모습은 그것을 거두어 들인 것 일 것이다.

소설의 앞부분에 잠시 등장한 죽음을 맞이하는 불쌍한 노인은 

반신불수가 된 마지막 삶을 자식이 아닌 며느리와 나누고 갔다.

모두에게 불행한 마지막에서 어린 며느리는 

남편과 시누이에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해 줬다.

부모와 자식관계는 이런 것일까 하는 뒤늦은 후회의 대사는 의미가 없다.

소설에 나오는 밥호프의 노래 [Thanks for the memory] 처럼

살아가는 동안 함께 추억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삶의 마지막 모습에 진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소설을 읽어야 한다.

최지월씨의 [상실의 시간들] 이라는 소설도 생각이 난다.

죽음은 누구나 맞이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B급 연인 7편의 단편 중에서 마지막 소설 [Thanks for the memory]이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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