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솔뫼의 사과를 읽었을때 제일 처음 느낀 당혹감은 몇 페이지를 넘기도록 계속됐다. 좀더 읽은 후 그 당혹스러움이 내게 준 정체를 알게 됐다. 또 다른 의미의 '흙 묻은 감자'였음을. '입을 다 벌려 확인 시켜주고 싶은 사과'의 정체를. 다 읽은 나는 감자를 남겼는지 사과를 남겼는지를. 우리의 어느 때가 오래전 어느 때가 부유할 때가 있다. 너에겐 사과였을까 감자였을까. 작가의 호흡을 따라가지 못해 비틀거리다가 포장길에 익숙해진 나의 '익숙'함을 직시하며 남은 사과를 먹었다. 21년 이효석문학상의 우수작품상 가운데 하나였던 박솔뫼 작가를 수상작으로서 만났음을 우연히 알게 되니 오래의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성혜령, 임솔아, 장희원, 정기현, 황시운 5명의 작가들 또한 어느해의 수상작으로서 만나겠구나 싶다. 다양한 관점과 어조로 이야기가 소중했다. 매해 이렇게 작가들은 자기 목소리를 성실히 담아낸다. '의지'를 외치는 남대문 스카프아저씨처럼 나도 어떤 모양의 의지를 엮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