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렌 네미롭스키의 "제자벨"에서 엄마에 대한 미움을 보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아빠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의 엘렉트라콤플렉스로 오히려 엄마에 대한 미움과의 균형감을 유지하는 한 아이를 만났다. 극의 전반에 흐르는 제1차세계대전의 분위기, 정치와 경제를 아우르는 흐름을 읽는 재미가 플러스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왜 선집의 7번을 가졌을까, 그리고 여전히 독자는 마지막에 읽는게 나은걸까란 의문이 들었으나 - 편집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 이 책은 이렌 네미롭스키의 작품 중 마지막에 읽는게 나을 것 같다는 정리를 했다. 누구나 자신의 잔을 들고 있듯 엘렌도 그 잔을 채우고 마시는 여정을 담았다. 거듭 되새기는 이 애증의 토로를 작품으로 담는 과정이 이렌 네미롭스키에게는 혹시 치유였을까. 누군가를 향한 한없는 애와 증이 살아가는동안 어떻게 숙성되는가 얼마나 숙성되는가를 결국은 나의 잔에 채워지리라는 것을. 이번 선집의 엘렌의 와인은 이제 막 숙성을 시작한 프라이머리에서 디벨롭핑으로 넘어가는 단계 아닐까. 내 안에서 숙성 중인 애와 증은 종래에 어떤 무엇일까를 생각케 했다. 작가의 다음 책으로 6월의 폭풍을 읽으려고 한다. 다음 작품은 어떤 맛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