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문학의 매력은 인간의 껍데기를 두드려 본성에 틈을 낸다는데 있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놓지 않으려는 한 가지가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글라디스, 태어날 때부터 가진 아름다움을 놓지 않으려한 여자. 글라디스에게는 모든 것과 바꿔서라도 가장 아름다운 때에 멈춰있겠다는 의지였다. 세계대전 전후의 사회상은 인간사에 빠질 수 없는 불합리하고도 무분별한 개입을 한다. 이렌 네미롭스키의 작품들이 레모에서 연이어 출판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네미롭스키의 개인사를 제치고서라도 그녀가 그린 글라디스는 네미롭스키가 주는 형벌과 애증을 모두 받은 인물이었다. 글라디스의 욕망을 손가락질하다가도 독자 역시 자신이 가진 욕망의 한 가닥을 직면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글라디스를 욕할 수는 없었다. 다만 그녀를 욕할 수 있을 사람은 마리테레즈와 베르나르뿐 아닐까. 단숨에 읽게 하는 매력의 작가를 발견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서평에 줄거리 쓰기는 예비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니므로 항상 자체 편집을 하는 편인데 참으로 입이 근질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