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복종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수필집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9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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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안에 들어온 소로 : 《월든》의 은둔자에서 《시민불복종》의 투사로

《월든》을 읽었을 때의 내게 소로는 문장력에 대한 인정유무를 떠나서 부유한 지인을 통해 자연으로 도피한 인물 정도로 정리됐다.
그러나 이번에 읽은 《시민불복종》은 '전혀 다른 작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력한 사회참여형 인간으로서의 소로를 대면하게 해 주었다. 만약 누군가 소로의 책을 딱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월든》이 아닌 《시민불복종》을 권하고 싶다. 특히 문예출판사의 시민불복종을 권한다.
특히 이번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판본의 구성이 탁월했다. 사회참여자로서의 소로가 왜 불복종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치열한 저항 끝에 실상 그가 갈망했던 진짜 생(生)의 모습은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서정적이고 짧은 에세이들이 곁들여져 있다. 덕분에 소로라는 한 인간의 안과 밖, 그의 내면적 고뇌와 외면적 실천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불통의 철학자 같았던 그가 비로소 내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순간이었다. 내게 사회참여형 작가는 조지 오웰이었는데 소로역시 그와 같은 결의 작가였다.
소로가 주장한 시민으로서의 불복종과 저항, 그리고 위정자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정의로운 자세는 19세기의 외침에 머무르지 않는다. 선거를 앞두고 온갖 무분별한 주장과 말뿐인 공약이 펼쳐지는 지금, 그의 시선은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부조리한 국가의 명령에 영혼 없이 순응하는 '기계의 부품'이 되기를 거부하고,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먼저 지키라던 소로. 그의 서슬 퍼런 외침은 선거라는 중요한 선택을 앞둔 우리에게, 우리가 어떤 시민이어야 하며 어떤 지도자를 요구해야 하는지 매서운 질문을 던진다. 드디어 소로의 진면목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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