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을 다시 읽으며, 군주가 될 생각없는 사람은 두번 읽어야할 책사회지도층에게 회자되는 『군주론』은 애초 군주의 범위에서 한참 벗어난 나에겐 그다지 읽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 ‘군주’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느 샌가 재독이다. 같은 책이라도 다른 번역, 다른 출판사 서로를 비교하는 기묘하고도 작은 즐거움을 즐기는 편이기에 이 두 번째 독서 또한 머뭇거리지 않았다. 이번 재독을 통해 나는 대상만이 변화된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이 책은 메디치시절의 이탈리아를 둘러싼 역사적 흐름을 펼쳐놓고 마키아벨리가 제시하는 ‘군주로서의 강령’을 수업받게 한다.마키아벨리가 이 책을 저술할 당시, 그는 피렌체 공화정의 몰락과 함께 쫓겨나 시골에 칩거하던 처지였다. 그에게 『군주론』은 새로 권력을 잡은 메디치 가문(로렌초 데 메디치)의 눈에 들어 어떻게든 중앙 정계로 복귀하고 싶어 했던, 이른바 '인생 역전을 노린 포트폴리오'이자 열렬한 구애의 편지였다. 피렌체 공직으로 복귀하고 싶어서 메디치 가문에게 열정적으로 구애하는 정계 복귀를 꿈꾸는 정치인으로서의 매력어필, 마키아벨리의 절박함과 욕망이 엿보여 내내 웃음이 깔리기도 했고 메디치를 향한 열렬한 구애에도 메디치의 군주에게 전달되었는지 읽었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 역시 아이러니했다.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욕망이 단순히 '권력에 눈먼 아첨'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냉철한 분석과 현실감각에 애국심이 더해져 있는 가감없는 지침서로서 적확했기에 대중에게 유통하기에 위험한 책으로 분류된 것이 아닐까 싶다. 금서로 분류된 이유는 반도덕적이어서가 아니라 권력자의 민낯을 고발하는 책이어서가 아닐까. 권력자가 매섭든 달콤하든 그 매커니즘을 알게 된다면, 군주의 신비주의 상실과 권위추락을 막을 순 없을 듯하다. 권력자들에게 『군주론』의 확산은 영업기밀 누설과 같은 공포가 아니었을까 싶다. 바꿔 생각해보자면,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아첨하는 척하면서, 역설적으로 인민들에게 권력의 가면을 벗겨내는 방법을 알려준 셈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야말로 지금 이 책은 더욱 크게 회자되어야 한다고 본다. 소위 ‘군주’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형태의 권력아래에서라도 일반인의 필독서가 아닌가해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는 것 자체가 현재와 미래의 ‘군주’를 꿈꾸는 이들에게 경종이 되지 않을까.재독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기회였다. #군주론#나콜로마키아벨리#까치#일파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