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출판된 책이 한국에서는 2026년에 이르러서여 출판되었다. 늦었다고 하기엔 이 책에 담긴 2700년의 흑해 역사를 생각하자면 미미하다. 이제 한국에 상륙했으니 이후의 독자들은 흑해를 읽을 수 있다. 황금양털을 찾으러 모험을 떠날때의 바다가 흑해였던 것 같다. 메데이아가 불쌍했던 기억, 영웅이라는 이아손이 왜 영웅인지 의문이 남은.저자의 시각과 시점이 무엇일까가 가장 먼저 궁금했다. 낯선 이름으로 불려지는 "흑해"의 다른 이름들을 목차에서 확인하고보니 그 시간적 배경의 역사안에서 의미를 찾아가도록 네비게이션을 켠듯했다.흑해를 둘러싼 시기마다의 지도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왜 완전한 시간흐름으로서의 나열이 아니었을까, 불편함을 느끼려다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했다. 지금의 독자에게 인식된 지금의 흑해를 상정한것이 먼저였던것 같다. 그래야 2700년 역사 속으로 독자를 끌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어둡고 침울했다가도 환대하는 바다, "냉전의 이분법"에 가려진 현대의 흑해를 오래전 잊혀진 "풍부한 지역정체성"으로의 회복, "장벽보다는 다리역할을 더 자주"해온 "젊은 이름"으로의 흑해를 만날 수 있다. 어쩌면 흑해를 구성하는 해류와 심해을 다 담아내기에 이 책은 부족함이 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시선을 환기하기에는 충분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시대 모험을 떠나기 위한 동쪽 끝, 이아손의 아르고호가 흑해 곳곳에 현재로 남아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