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한파묵의 먼산의 기억을 보다 이 시집의 한부분과 닮은 부분을 발견했다. 수많은 장단의 괄호들의 나열. 빈 괄호 안에서 침묵 중인 단어가 주는 공간을, 방울방울 수직으로 흐르다가 수평의 강물 혹은 바다가 되는 어느때는 수직으로 서기도 하는.시를 읽을때 불완결함을 좋아하는 나는 시들이 남기는 잔상을 오래 들여다보는걸 좋아한다.시는 '나'의 이야기가 깊어지고 고이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김선오라는 미지인의 시선을 따라가본다. 시인 김선오는 꿈과 몸을 자기가 할수있는 말로 괄호들을 채운다. 개인서사에 민속학, 인류학, 신화를 더하고 젠더의 속박을 던지고 풀어 詩로 흐르도록 둔다. 시집이라고만 묶이기는 아까운 변주에 즐겁고 설레였음을 고백한다. 젠더를 향한 여정이 강렬한 소비로 휘발되는게 아닌가 싶은 요즘,시인의 물아, 그의 세계에 들어서거든 휘감겨 오는 새로운 질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이분법적 성으로서 늙어가는 내게 참 빛나는 이야기들이다. 김선오의 시집은 햇살을 품고 흐르는 강물 같았다. 흐르는 강물에 햇살이 빛나는 면면을 누구도 쥐어줄수 없듯 흐르는 강물앞에 앉아 그저 윤슬을 보듯, 그렇게 눈부시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