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학자 헨리 나우웬은 "망각한 기억은 잊힌 게 아니라 대면할 수 없어 결국 치유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했다는데,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어떤 기억이든 잃어버리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망각으로 마음의 어느 한 부분이 썩어 문드러지게 두고 싶지 않았어요. 치유하고 싶었지요. - P151

독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던 투어 가이드가 진중한 목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식물은 동물과 달리 숨거나 도망갈 수 없습니다. 식물에 독성이 있는 이유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지요. 그렇지만 우리가 그것을 독이라 부른다고 해서 다 해로운 건 아닙니다. 적절하게 양을 맞춰서쓸 경우 약이 되는 게 바로 독의 이면이지요."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다니던 투어에서 갑자기 인생의 진리를 깨달은 것처럼 고개가 끄덕여지고 눈물이 차올랐어요.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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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속도로 자라나는 식물처럼, 사람도 최선을 다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모두가 달릴 필요는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 움직이거나 멈춰 있어도 괜찮을 거예요. 그러니 부디, 스스로의 속도에 안달하지 않고 평화로운 시간들을 찾아낼 수 있다면 좋겠어요. - P88

만약 당신이 마음이 가라앉고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면, 집 밖으로 나서는 일마저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어둠에 맞서 싸울 무기가 한두 가지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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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궁합이 있듯 사람과 식물 사이에도 궁합이 존재해요.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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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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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형의 비행을 살펴보고, 생명과 기계를 넘나들며 진화의 의미를 살펴보는 책. 아름다운 삽화와 더불어 점진적으로 ‘비행’이라는 개념을 확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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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발emergence’ 원리는 생물학 전반에 대단히 중요하다. 복잡한 기관과 행동은 많은 작은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단순한 규칙을 따를 때 출현한다. 즉, 복잡성은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출현한다.

소는 메탄을 뿜어내는데, 이 메탄도 사실은 위장에 있는 세균(그리고 다른 미생물들)이 만드는 것이다. 이 메탄은 우려되는 대기 온실가스 중 하나다. 메탄은 식물이 썩을 때에도 생긴다. ‘늪 가스’라고 알려져 있는 메탄은 늪지대에서 때로 자연적으로 불이 붙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도깨비불’이다.

많은 이들은 우주 비행사가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지구의 중력이 닿지 않는 곳에 있기에 무중력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도 틀린 생각이다! 우주 정거장은 지구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며—런던에서 더블린보다 더 가깝다—지구의 중력은 우주 정거장이 해수면에 있을 때와 거의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우주 정거장을 강하게 잡아당기고 있다.

우주 비행사와 체중계, 우주 정거장과 그 안의 모든 것이 떠 있는 이유는 자유 낙하를 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꽃과 벌이 서로 상호 작용하여 가까이 있을 때 벌을 표적으로 인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기장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있다. 정전기력이 수술에 있는 꽃가루를 벌의 몸에 달라붙게 하며, 벌의 몸에 붙은 꽃가루를 암술로 밀어낸다는 증거도 있다.

야생화로 가득한 풀밭은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피커딜리 서커스나 타임스 스퀘어나 다름없다. 화려한 색깔의 꽃잎은 풀밭의 네온사인이다. 정원사는 꽃의 색깔과 향기를 증진시켜 왔는데, 마치 자신이 거대한 벌인 양 선택 행위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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