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는 없다
윤구병 지음 / 보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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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세속적인 지위나 명예, 돈을 추구하게 마련이며 이같은 목표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 발짝 물러서서 세상을 바라보면 결코 그것들이 다가 아니라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꿈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신념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들 말이다. 또한 우리는 내 것을 위해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나누고 베푸는 삶에 대해서도 향상 지향을 두지만 구체적인 실천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책의 지은이를 비롯한 실천가들의 삶을 보면 지향의 실천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일생을 두고 이상을 실현한다는 것. 그 얼마나 멋있는 일인가!

지은이는 대학교수 15년동안보다 농사지은 몇 년사이에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콩심는 시기를 몰라서 동네 할머니께 물었을 때 들은 대답은 이러했다. '올콩은 감꽃 필 때 심고, 메주콩은 감꽃이 질 때 심는 거여' 몇월며칠이라는 대답을 기대했던 지은이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은 듯 싶다. 한 문제에 정답이 하나씩 밖에 없다고 생각해온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잡초는 없다는 글에는 우리가 남을 판단하는데 저지르기 쉬운 잘못 즉, 자기자신의 기준으로만 남을 판단하는 것을 은연중에 지적하고 있다. ' 지렁이가 우글거리는 살아있는 땅에서 저절로 자라는 풀들 가운에 대부분을 잡초가 아니다. 망초도 씀바귀도 쇠비름도 마디풀도 다 나물거리고 약초다. 마찬가지로 살기 좋은 세상에서는 '잡초 같은 인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은이가 농사를 짓기위해 내려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이웃 아저씨 같은 만만한 모습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의 모습은 차라리 투사에 가깝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을 미리 연락하지 않았고 농사일에 방해가 된다고 문전박대해서 보내는 단호한 모습속에서는 욕을 먹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한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고 방송국 사람들의 취재요청을 거절하는 모습속에서는 명예심, 공명심과 싸우지 않으면 가벼워지게 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자기절체의 정신이 엿보인다.

또한 이런 것들 속에는 훌륭한 공동체를 꾸려서 서로 돕는 정신이 사회에 구현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책임감마저 느껴진다. 상품경제의 비인간적인 모습들과 우리의 먹거리를 외국의 수입농산물에 의존해야하는 현실, 환경을 파괴하는 농법들에 대해 싸우는 투사인 지은이와 변산공동체는 우리사회의 또 다른 희망만들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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