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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ㅣ 동문선 현대신서 50
피에르 쌍소 지음, 김주경 옮김 / 동문선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피에르 쌍소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허둥지둥 바쁘게 움직이는 생활에서 결연히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낡은 가치들 중에서도 가장 뒤떨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느림'이다. 그에게 있어 느림은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느림은 부드럽고 우아하고 배려 깊은 삶의 방식이다. 느림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나이와 계절을 아주 천천히 아주 경건하게 주의 깊게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사건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워해서 필요한 지혜가 있다그것은 갑자기 달려드는 시간에게 허를 찔리지 않고, 허둥지둥 시간에게 쫓겨다니지도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로 알 수 있는 지혜이다.
우리는 그 능력을 '느림'이라고 불렀다. 느림은 우리에게 시간에다 모든 기회를 부여하라고 속삭인다. 그리고 한가롭게 거닐고, 글을 쓰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휴식을 취함으로써 우리의 영혼이 숨쉴 수 있게 하라고 말한다.
여기서 문제되는 느림 또는 고요함은 세계에 접근하는 방식의 문제이다. 그것은 빠른 속도로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 무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두르지 않는 의지, 시간이 뒤죽박죽 되도록 허용치 않는 의지, 그리고 사건들을 대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과 우리가 어느 길에 서 있는지 잊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과업은 시간성을 어긋나게 하거나 우리의 생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을 잊게 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들볶이거나 바쁘기도 하면서 우리에게 더유익하게 다가 올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느림'과 '빠름'은 가치비교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작품은 삶에 대한 감사의 행동으로 끝을 맺고 있는데, 우리의 삶은 파동 같은 것이며, 격렬한 강물이나 토네이도라기보다는 차라리 가느다란 작은 물방울 같은 것이다. 또한 완력이 아닌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