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과의 결별 - 대량실업시대의 자기 혁명
구본형 지음 / 생각의나무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시작부터 충격적이다. 1988년 북해에서 발생한 한 석유 시추선의 폭발사고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168명이 희생된 이 한밤중 사고에서 앤디 모칸이라는 한 사나이만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 그는 폭발 직전 불타는 갑판 위에서 50m 아래의 차가운 파도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것은 '확실한 죽음(certain death)'으로부터 '죽을 지도 모르는(possible death) 가능한 삶'으로의 선택이었다. 무엇이 앤디 모칸을 바다 속으로 뛰어들게 만들었을까? 왜 목숨을 잃은 나머지 168명은 바다로 뛰어 들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의 책은 흔히 그러듯이 흥미 유발을 위한 긴장의 연속으로 일관하지는 않는다. 탁월한 해박함과 풍부한 경험, 진솔한 표현으로 지금 우리의 상황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논평하고 청유하는 그 본질의 전개가 눈부실 만큼 인상적이다. 왜 변화와 개혁이 힘들고 어려우며 이를 극복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왜 비전이 중요한가? (물론 그속에는 비전이 무엇인지 잘 정의되고 예시되어 있다.) 고객이란 누구이며 어떻게 그들을 만족시켜야 하는가? 그러면서도 그 치열하고 무게있는 주제들을 종국에는 마음의 여유와 인생의 통찰로 끝맺는다.

나는 그의 책을 읽으며 백번도 넘게 무릎을 쳤다. 마음속으로 한 것까지 하면 아마 300번은 될 것이다. 그것은 그의 글이 신선하고 유익하며 예리하고 진실한데다 동일한 시대상황 속에서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었던 부분이 더해서였을 것이다. 그는 새로움이 주는 신선함이 어떠한 것인지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많은 인용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정한 원본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으켜 주었다. 그리고 그는 진실한 감동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다.

저자 구본형씨는 통상적인 작가가 아니다. 그는 기업의 경영혁신과 변화관리를 추진하는 경영컨설팅 전문가이다. 그럼에도 그의 책은 두 권 모두 딱딱한 경영학 서적이 아니라 (물론 요즈음의 경영학 신서들은 딱딱한 것으로부터의 탈피를 시도하고 있지만) 오히려 수필이나 역사 해설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시대 상황을 논하는 많은 서적들이 범람하고 있지만 그는 특유의 힘과 필치로 때로는 여유있게 담론을 펼치다가도 때로는 절규에 가까운 강력한 톤으로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진실로 유식한 사람의 특징인 균형미를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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