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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맷하시겠습니까? -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여덟 가지 이야기
김미월.김사과.김애란.손아람.손홍규.염승숙.조해진.최진영 지음, 민족문학연구소 기획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평점 :
포맷!!
포맷이라는 단어는 보통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자료를 삭제할때 사용을 했습니다.
즉, 기록을 삭제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단어인데요..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정말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 감당하기 벅찬 슬픔이
와서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그때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란 단어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잃어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누구나가 한번쯤 해보는 말..
기억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 책은 젊은 8명의 작가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라고 하여 과연 그들은
어떤 사연이 있길래 포맷을 하고 싶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아.. 정말 이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아닌가싶었는데요..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3년동안 취업이 되지 않아서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자. .
아르바이트생이라서 사장의 해고 통지에도 퇴직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자리를 박탈당한
여성이 마치 마네킹이 되어서라도 그 일자리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비참한 현실..
젊은 세대의 불면증이 최대에 도달하고 있는 요즘의 시대를 반영한 것처럼 잠을 자기 위해
돈을 벌어서 잠을 살려고 발버둥치는 여성의 이야기가 너무 공감이 잘 되더라구요..
자신의 친구 결혼식에서 한껏 멋지게 보이고 싶어하는 싱글 여성!!
엄청 잘나가지도 못하고 생활비를 절약하느라 빠듯하지만 그래도 이날만큼은 멋지게 보이고싶어서 높은 하이힐에 네일케어까지 완벽하게 하고 나갔다가 겨드랑이 땀으로 인해 부케조차 멋진 모습으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캐리어를 준다는 말에 혹하여 신용카드를 만들어 높은 n서울타워를 힘겹게 올라갔던 여성..
우리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러한 소재들이 왠지 더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주택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하지만 여전히 전세값은 높은데요..
결혼을 앞둔 오빠의 신혼집 마련을 위해 자신의 전세값을 빼서 보태야하는 여동생..
자랑할만한 직장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여성인지라 이대로 고향에 내려가면 사람들의 시선과
자신의 도태가 무서워 쉽게 판단하지도 못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실제로 친구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인지라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슬픔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빠졌으면 좋겠다는 슬픔과 아픔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이야기라
마치 누군가가 내 옆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요~~
나에게는 이렇게까지 절실하고 절박한 적이 없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도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