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지원을 받아 세 명이서 함께 읽었다. 한 달에 두세 권 읽는 사람이 감히 이 책을 골랐다가 첫 에세이부터 한참을 멈췄다.키에스 레이먼은 미시시피에서 흑인으로 자란 자신의 이야기를 13편의 에세이에 담았다. 총기 폭력, 경찰의 일상적 위협, 엄마의 사랑과 폭력이 뒤섞인 기억들. "좋은 사람임을 증명해야 하는" 삶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서서히 죽인다는 건 누군가에게 총을 겨누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사람을 천천히 무너뜨리는 방식이었다.같이 읽은 두 사람과 모임에서 가장 오래 이야기한 건, "나도 누군가를 서서히 죽이며 살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질문이었다. 미국이라는 배경이 낯설 수 있지만 억압을 내면화하는 방식은 보편적이다. 글이 짧고 리듬감이 있어서 읽는 속도는 빠른데, 소화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책.
언어학 서적이 이토록 매혹적일 수 있다니. 백승주의 『다른 우주의 문법』은 탁월한 서사 구조로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빨아들인다. 첫 챕터에서 꽤 추상적으로 표현해서 의아했지만, 점차 각 챕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언어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언어는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우리가 분석하고 이해하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각자가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보기에, 선입견 없이 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언어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 과학적 원리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다. 복잡한 개념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며, 각 주제에 대한 작가의 명확한 관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학술서의 정확성과 에세이의 친근함, 문학의 서사성이 조화를 이룬 이 책은, 언어라는 낯설고 광대한 우주로 초대하는 멋진 작품이다. 서사 구조가 정말 아름답다.서평 지원을 받았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