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사랑
아나 황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에바는 내 지옥에서 맛보는 천국이었고 내게 주어진 가장 거대한 구원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에바를 저승의 신 하데스의 구덩이로 끌고 가고 싶었다.

 

나는 이 두 문장이 『뒤틀린 사랑』이 품고 있는 정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자신의 천국이자 구원으로 여기면서도 하데스의 구덩이로 끌고 가고 싶은 욕망이 공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상대에게 자신의 밑바닥까지 내보이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추악하고 비틀린 모습까지 남김없이 보여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아가 상대를 온전히 소유하고, 동시에 상대에게 온전히 소유되고 싶어 하는 집착에 가깝기도 하다.

 

그런 걸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이런 뒤틀린 사랑이 더 강렬하고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작품의 주인공 알렉스는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 그에게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조시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조시가 해외로 떠나며 알렉스에게 자신의 동생 에바를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이미 20대 중반에 접어든 에바를 굳이 부탁한 이유는, 그녀에게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서로를 알고 지냈음에도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나눈 적 없던 두 사람은 이 일을 계기로 조금씩 가까워진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로 부딪히고 서로를 경계하지만, 점차 상대의 내면과 상처를 들여다보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관계로 깊어진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서로의 결핍과 욕망을 자극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이들 사이에 흐르는 위태롭고 관능적인 분위기와 팽팽한 성적 긴장감은 작품 전반에 걸쳐 유지된다. 덕분에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다.

 

‘쌍방 구원’이라는 키워드를 달고 있지만 이들의 사랑이 마냥 달콤하고 보드랍지는 않다. 서로의 상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고, 서로를 구원하면서도 함께 추락할 수 있는 관계. 『뒤틀린 사랑』이 그려내는 사랑은 그런 양면적인 모습을 품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런 매력 때문에 더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었다.

 

 √ 자극적인 관계 묘사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살포시 뒤로가기를 권한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