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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의 책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평점 :
서글프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내 마음을 지배한 감정은 서글픔이었다.
『자매의 책』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나는 이 작품이 결국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부모는 자식의 우주다. 그러니 그 우주가 품어주지 않는 세상은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트리스탄은 부모에게 방치되다시피 자란다. 그것은 분명한 학대다. 학대는 육체적인 폭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를 외면하고, 자존감을 뭉개버리는 것.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사랑을 표현해주지 않는 것. 이것 모두 정서적인 학대다.
두 부부는 트리스탄의 삶을 망가뜨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둘째를 가진다. “너를 위해서”라는 핑계로. 흔히 이런 이야기는 첫째가 동생을 질투하고 미워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트리스탄은 레티시아에게 자신이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쏟아붓는다. 고작 다섯 살짜리 아이가 동생에게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 매일 밤 잠을 재운다.
현실적으로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다. 다섯 살 난 아이가 부모처럼 꾸준히 갓난아기를 돌볼 수는 없다. 장담한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트리스탄의 결핍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이의 시선으로, 아이가 받고자 하는 애정의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부모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트리스탄은 매력적인 아이다. 처음엔 쉽게 다가가지 않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애를 좋아하게 된다. 트리스탄은 다정하고 영리한 아이니까. 트리스탄도 사회생활을 하며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배워간다. 그러나 부모가 던진 말 한마디가, 무정한 행동이 트리스탄의 안에 깊이 박혀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트리스탄에게 상처를 입히는 엄마를 보며 나는 서글프다 못해 분노를 느꼈다. 어떻게 사람이 자기 자식한테 저렇게 악의적일 수 있을까. 당신이 그러고도 엄마냐고 묻고 싶었다.
이야기이 막바지에서 트리스탄은 엄마의 편지를 태워버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가슴 저 밑바닥에 깊이 남는다. 그리고 다 잊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불쑥불쑥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나는 트리스탄이 끝내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믿는다. 그녀에겐 레티시아가 있으니까. 성인이 된 두 사람은 성향도 다르고 가야 할 길도 다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서로에게 완벽한 보완이 되어줄 것이다. 만일 이 작품의 뒷이야기가 더 이어진다면, 두 자매가 오래도록 서로의 곁에서 연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기를 바란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