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수사자들에게 바깥 세상은 흉흉하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사자'라 하면 동물의 왕! 모든 동물들이 무서워서 벌벌 떠는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직 저의 무리를 갖지 못한 수사자 두 마리에게는 버팔로도, 하이에나도 그저 두려운 존재일 뿐이다. 두 수사자는 살아남기 위해 적당히 센 척도 해보고, 눈치껏 몸을 사리기도 한다.
너무나 배가 고픈 나머지 갓 태어난 새끼 누를 노린다거나, 암사자를 얻고 무리를 이루기 위해 아기사자들을 죽이려고도 한다. 언뜻 비겁하고 무정해 보이지만 그 모든 과정들이 아주 설득력있게 그려진다. 그것이 아직은 어린 두 수사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이며 야생의 생리인 것이다.
두 사자 중 형인 '아산테'는 용맹하기로 유명한 아산테 아저씨로부터 이름을 물려받았다. 다른 동물들이 듣기만 해도 벌벌 떠는 이름을 물려받은 것은 축복인 동시에 올가미이다. 아마도 아산테가 스스로 제 터전을 가꾸기까지 그럴 것이다. 누군가의 굴레 아래에서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서글픈가.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내내 아산테를 응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