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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평점 :
요즘 나의 눈물 버튼은 방탄소년단 정국이 커버한 노래 <그때 헤어지면 돼>다. 희한하게 원곡을 들었을 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정국 커버 버전을 처음 들었을 땐 눈물부터 나더니 수십번 들은 지금까지도 들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진다.
음악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또 보듬어 주는 것일까. 팍팍한 삶에 위로가 되는 음악을 찾는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 책의 제목처럼, 선물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내게 리추얼이란, 반복적으로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의식하고 도입할 수도 있지만, 좋아해서 이미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 위해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 일주일에 한 번 나를 위한 꽃을 사오는 것. 나를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두고, 상황에 맞는 음악을 듣는 것.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것."
저자가 말하는 리추얼이 이런 것이라면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나를 위한 리추얼을 가져온 것 같다. 틈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커피 한 잔을 하는 것. 그러고보면 그 사소한 시간들이 여태 나의 긴장을 풀어주고 내 어깨를 다독여 왔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음악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디깅'을 소개한다. 뭔가를 발굴하고 파고든다는 의미의 '디깅'을 음악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하듯 능동적으로 취향을 찾으라는 뜻이다.
좋아하는 영화에 나온 음악을 찾아본다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추천음악을 들어보기, 좋아하는 장소에서 나오는 음악 저장해두기 같은 소소한 체크리스트도 공유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20대 때엔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적극적으로 찾아듣고 내 마음에 드는 플레이리스트도 따로 만들었었는데, 요즘은 그저 알음알음 알게 된 곡만 찾아듣고 '알고리즘'을 통한 수동적인 탐색에 그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나의 정체성, 가치관, 일상에 점점 더 밀접하게 연결되기 시작한다. 파고드는 시간만큼 취향은 내 것이 되고, 더욱 견고해진다."
내 취향을 견고히 다지고 진정한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저자의 말처럼 '디깅'을 통한 능동적인 탐색이 필요할 것 같다.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러한 과정 자체가 나의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위한 하나의 리추얼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