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삼 작가의 웹툰 <비질란테>를 무척 재미있게 읽은 바 있다. 그래서 이 책 <집행관들>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비질란테와 같은 소재를 가지고 조완선 작가는 어떻게 풀어나갔을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비질란테와 집행관들은 모두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망을 빠져나가 유유히 살아나가는 인간들을 특정 개인 혹인 집단이 법의 테두리 밖에서 단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한편으로는 속이 후련함과 짜릿함을, 다른 한편으로는 도덕적인 고뇌를 던져주는 이야기 되시겠다.집행관들과 비질란테의 차이점이라면 집행관들이 단죄하는 인물들이 좀 더 사회 주류층에 중점되어있다는 점이다. 친일파, 고위공직자, 재벌 등 여러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부정한 방법으로 부와 관직을 축적하였음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자들이다. 집행관들이 이들을 속 시원하게 처벌하는 모습을 보며 내심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문득문득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공의 적이란 것은 누가 결정하는가. 처벌할 인물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개인의 사적인 감정이 전혀 개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실제로 집행관들의 존재를 위태롭게 하는 데 있어서도 사적인 감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법이 엉망이라고 해서 개개인이 사사로이 해결을 하려고 한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소위 말하는 나쁜놈들을 끔찍한 방식으로 처단하는 집행관들은 보통의 사람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마지막에 응원하게 되는 쪽은 결국 집행관들인 것이다! 그만큼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중죄를 저지르고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유유자적하는 인물들은 보며 환멸을 느껴온 것이 아닐까?뉴스를 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소설. 조완선, <집행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