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 번 듣고 싶었던 말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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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순간은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인 것 같다.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나지만, 그 또한 내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저자 박애희는 13년간 방송계에서 일했던 경험들, 또 아이를 키우면서나 인간관계 속에서 느꼈던 일상의 소회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 놓는다.

그녀가 풀어놓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면, 사람이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고.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다독여주는 것만 같다.

그 후로 너무 애쓰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 앞에서 안달복달하며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았다. 인생의 그 어떤 것도 '살아있다'는 것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내 안의 에너지들을 함부로 소진하지 않고 아끼며 살고 싶었다. 누구에게나 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걸 절감했기에 타인의 기준에 휘둘리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나만의 삶을 살리라 다짐했다.

 

그녀가 부모님을 잃고 느낀 감정들을 마주하며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라는, 감당할 수 없는 일에 안달복달하지 말라는 그녀의 말이.

좀 더 자기 자신에 집중하라는 그녀의 말이 가슴으로 와닿았다.

늘 퍼주기만 하는 우리의 부모님들도, 살아남기 위해 버티느라 오늘도 신발끈을 조여 매는 당신도, 나도, 때로 혼자 행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잠시 나를 바라보는 존재를 잊고 나 자신만을 사랑한 그 시간이 또 일상을 버티게 해줄 테니까. 그것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그토록 바라는, 내가 행복해지는 길일테니까.

 

내가 조금은 더 행복해져도 된다고.

잠시 타인의 존재는 잊어도 되는 거라고.

그래야 우리도 살아나갈 수 있다고 건네는 말에도 무척이나 큰 위안을 받는다.

딸의 웃음을 듣고 있자면, 아무런 성취 없이 지나간 하루도 용서할만한 것이 된다는. 그 말을 곱씹으면서 생각했다. 하루에 한 끼를 제대로 차려내는 것도 그토록 고단해했으면서 나는 왜 매일매일 인생의 진수성찬을 차려야 한다고 안달했던 것일까. 이것도 해야해, 이것도 이것도. 삶에 늘 부대끼는 기분이 들었던 건 그런 마음 때문은 아니었을까. 소박하고 부담없는 한 끼로도 일상은 얼마든지 충만해질 수 있을텐데.

 

조금 더 내려놓을 것.

욕심부리지 말 것.

눈 앞에 펼쳐진 사소한 일상에 기뻐할 것.

그토록 사소한 지혜를 우리는 왜 자꾸만 잊는 것일까.

어쩌면 그것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일텐데 말이다.

차근차근 그녀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조금은 어긋나도 괜찮은 것이 인생이다.

그러니, 너무 오랜시간 아파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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