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가 늘 응원할 거야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정화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귀엽고도 어리버리한 캐릭터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보노보노 :)
어릴적 나는, TV에서 방영되는 보노보노를 챙겨보며 자랐다.
당황하면 머리 위로 식은땀을 흘려대는 보노보노를 보며 무척이나 재밌어했던 기억,
어리버리하고 어눌한 보노보노의 말투를 흉내내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가 좀 더 크고나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샀던 보노보노 인형이 있다.
결혼을 하며 친정집에 그대로 둔 채 먼지만 쌓여가던 그 인형을 아들이 발견하고 너무 좋아해서 집으로 가져온게 얼마 전.

그로부터 며칠 뒤 운명처럼(?) [보노보노가 늘 응원할거야] 서평단을 모집하는걸 보게 되었다.
아들에게 보여주면 정말 좋아할 것 같아서 날름 신청하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며칠 전 깜짝 선물이 도착했다.

 

 

따뜻한 파스텔 톤의 그림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여름이었어요.
아주 무더운 여름이었어요.

해달 보노보노와 친구 포로리 그리고 짓궂은 너부리가 바다에 돌을 던지며 놀고 있었어요.
바다 위에 하얀 물보라가 수없이 일었어요"

 

 

 

 

"보노보노가 돌 하나를 집었는데 그 돌은 뿌리가 박힌 듯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보노보노와 친구들은 어리둥절했어요.

가만히 보니, 그건 돌이 아니었어요.
츠와이오라는 식물이었어요.
츠와이오는 짓시늉을 하는 희귀한 식물로 돌 시늉을 하고 있던 거예요.
짓시늉이란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자기 몸의 색과 모양을 바꾸는 걸 말해요."

 

'짓시늉'과 '츠와이오'라는 신선하고도 생소한 단어들을 보며 응?? 하며 읽어내려 가던 것도 잠시.

 

 

 

 

 

"혼자 우두커니 떨어져 있는 돌이 있다면 그게 츠와이오예요."

 

 

"땅바닥에 한 곳만 볼록 솟아올라 있다면 그게 츠와이오예요."

 

길바닥에 우두커니 떨어져 있는 돌,
땅바닥에 한 곳만 볼록 솟아있는 흙.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 사소한 것들을 볼 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은,
상상력을 마구마구 자극시켜주는 내용에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츠와이오는 이제 무엇으로도 바뀌지 않았어요."

 

 

 

"츠와이오는 시늉을 한 게 아니에요.
츠와이오는 여러 가지가 되어 보고 싶었던 거예요.
그리고 마침내 츠와이오는 자기가 되고 싶은 것을 찾아냈지요."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의 끝을 따라가다보면 마음이 절로 따듯해진다.

길바닥의 돌로, 흙으로, 똥으로,
주변에 맞춰가며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던 츠와이오는 결국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을 찾는다.

츠와이오가 자신의 모습을 찾기까지 그를 따스하게 돌봐주는 보노보노와 포로리가 있다.

"보노보노가 늘 응원할거야" 라는 제목이 주는 메시지처럼, 그렇게.
옆에서, 따듯하고 포근하게.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그림책.

아직 세 살된 아들이 이해하기는 좀 어려운 내용이겠지만,
이 사랑스럽고 따듯한 그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아한다.

앞으로 두고두고 같이 봐도 참 좋을,
아이가 좀 더 커서 이 이야기를 이해할 때 쯤이 되면 더더욱 좋을 것 같은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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