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퍼스 와이프

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작은 용기가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주키퍼스 와이프(다이앤 애커먼 지음 / 강혜정 옮김/ 나무옆의자 펴냄)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바르샤바 동물원장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동물원에서 동물을 키우며 생활하는 가족의 따듯한 이야기를 그린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막상 읽어보니 동물을 사랑하는 한 가족이 나치의 지배 하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유대인을 돕는 내용이었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어릴 때 본 ‘쉰들러리스트’라는 영화가 계속 떠올랐다.

 “안토니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정치나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마음도 여렸습니다. 그런데도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위험하다고 불평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 라는 얀의 인터뷰 내용은 참 인상 깊었다. 어떤 사상이나 정치적인 목적이 아닌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안토니나가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나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놀라웠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어릴 시절을 잃어버린 아들 리시를 보며 마음 아파하는 그녀의 모습은 아이들을 키우는 나로서는 많은 공감을 느꼈다. 사람이 사람에게 행하는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전쟁의 모습은,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맞물렸기에 더더욱 이 책을 공감하며 읽은 것 같다.

 바르샤바 동물원장 부부인 얀과 안토니나 그리고 그들의 아들 리시의 가슴 따뜻하고 용기있는 행동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과연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폴란드, 바르샤바......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여행 리스트에 한 곳이 추가되었다. 얀과 안토니나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이 투쟁하고, 살았던 그 곳이 너무나 궁금하다. 엄청난 탄압과 파괴의 상황에서도 희망과 독립의 꿈을 놓치 않고 투쟁하던 그들의 자취가 남아있는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 동물과 사람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작은 가족이 만든 기적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그저 의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누군가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지요. 우리는 그것이 옳은 일이니까 했을 뿐입니다.”

"안토니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정치나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마음도 여렸습니다. 그런데도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위험하다고 불평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