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에 이르는 병

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살인에 이르는 병

 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 현정수 옮김 / 에이치(h) 펴냄 )은 연쇄살인마의 편지를 받은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대학생 마사야에게 어느 날 한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편지는 희대의 살인마 하이무라 야마토가 감옥에서 보낸 것이었다. 그 편지를 받고 마사야는 혼란에 빠진다. 하이무라는 그에게 연쇄살인마가 아닌 다정한 단골 빵집의 주인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 편지에는 어이가 없게도 기소가 된 9건의 살인 중 마지막 사건은 본인이 한 것이 아니라며, 그 마지막 살인에 대한 누명을 밝혀주라는 황당한 내용이었다. 이 구절에서 나는 영화 ‘암수살인’이 생각났다. 자신이 살인을 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자기가 하지 않은 사건은 인정할 수 없다는 살인마들의 자존심!!! 8건이나 9건이나 우리가 볼　때는 별 차이가 없지만, 살인마의 입장에선 자기가 하지 않는 사건을 뒤집어쓰는 것은 억울하다는 이 어이없는 이야기가 말이다. 나름 연쇄살인마들의 자존심인 모양이다.

 마사야는 그를 면회하며, 이상한 동질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의 9번째 살인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너무나 협조적인 살인범, 그리고 너무나 열심히인 마사야!!! 점점 마사야는 살인범에게 마음을 주고, 이야기는 점점 속이 타들어갈 지경이다. 마사야는 하이무라의 성장과정과 살인마로 체포되기 전까지의 인생, 그리고 그의 주변사람들을 인터뷰하며 하나하나 그에 대해 알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사야는 점점 하이무라에게 동화되어 간다. 하이무라가 ‘사형에 이르는 병’에 걸렸다면, 마사야는 ‘살인에 이르는 병’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후, 약간은 하이무라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면 내가 이상한 걸까? 그는 왜 마사야에게 편지를 보냈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의문이 풀릴 것이다. 아주 속시원히!!! 이 책의 제목은 ‘사형에 이르는 병’이다. 하지만 나는 왠지 ‘살인에 이르는 병’이라고 읽어진다. 연쇄살인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고, 그들의 천재성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이 연쇄살인마의 큰 그림은 나를 또 놀라게 하였다. 살인에 이르게 하는 이 전염병의 끝은 어디일까? 읽고 나서도 뒤가 계속 궁금하다!!!　

괜찮아, 네가 선택한 일이야.

네가 내린 답이, 전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