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향기가 돌아온다

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세상의 향기가 돌아온다

 최후의 만찬( 서철원 장편소설 / 다산책방 펴냄 )은 격변의 시대, 사람과 사람, 사상과 사상의 대립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 정조, 김홍도, 그리고 이름 없는 민초들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서학으로 불리우던 천주교 탄압과 그 시대의 정치상황이 어우려져 있다. 왕과 신하들의 반목, 민초들의 희생,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사랑 등이 이 책의 주요 이야기이다. 사실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약간은 어지러웠다. 아!! 장영실이 뜬금없이 나오기도 한다.

 신해년, 윤지충이 조상의 신주를 불태워버리고, 그것을 원인으로 천주교 박해가 심해진다. 윤지충과 권상연은 죄인으로 참수되고, 그들의 죽음은 또 다른 많은 죽음들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 박해에 좌절하지 않고, 더 많은 불꽃들이 일어난다. 이렇게 보면 천주교 박해에 대한 이야기 같다. 하지만 웬걸 아니다. 정조 임금의 고뇌도 있고, 다산 정약용과 도향의 사랑도 있다. 솔직히 이 책이 주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문장은 어렵고 난해했다. 다 읽고 나서, 대체 이 책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이 느낌은 정말 묘하다.

 맨 뒷장에 혼불문학상 심사평이 있었다. 우와~~ 심사위원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소설은 일반 역사소설의 문법과는

달리 그래서 어렵고 난해하다.

일면 어수선하기까지 하다.

등장하는 인물도 많고,

주제가 애매모호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가의 감성은 무지갯살처럼 아름답다.

난해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문장은 시적이고 환상적이다.

같은 작가로서 시샘이 날 정도이다.

- 혼불문학상 심사평 -

 그래, 원로 작가도 이렇게 평했다. 나만 어려운게 아니었다. 알 듯 모를 듯이 이 책의 매력인 듯하다.

너는 별을 생각하느냐,

아니면 사람을 생각하느냐?

평등한 세상에서 평등하게 나고 자라

평등하게 죽어가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문장이 아닐까?!! 주제의 묵직함이 가슴으로 다가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