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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의 돼지의 낙타
엄우흠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4월
평점 :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다
우연과 우연이 만든 필연
마리의 돼지의 낙타( 엄우흠 장편소설 / 자음과모음 펴냄 )는 제목부터 독특한 책이다. 마리의 돼지의 낙타, 도대체 이것은 무슨 말일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책을 읽기 전부터 많이 궁금했다. 그리고 읽게 된 이 책, 상상 이상으로 독특했다. 읽으면서 묘한 즐거움을 주는 책이랄까? 독특함 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 것 같다. 띠지에 있는 ‘스스로 부풀리고 증식해 나가는 이야기의 생명력!’이라는 소개글처럼, 이 책은 도대체 어디까지 이야기가 뻗어나갈지 궁금해졌다. 전혀 연관이 되지 않을 것은 같은 마리, 돼지, 낙타...... 대체 너희들의 정체는 무엇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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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은 다 한마디이다. “독특하다.” 더 표현하고 싶은데 나의 표현력의 한계를 느낀다.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 이해가 가는 이 모순적인 감정은 무엇일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그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있는 해설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경수다. 아마 경수겠지. 왜 표지의 마리는 주인공이 아닌가? 아니다 마리도 낙타도 돼지도 모두 주인공이다. 하지만 끝까지 그들이 왜 주인공인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비로서야 우리는 이 이야기의 뻗어나감을 이해할 수 있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일들이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서로 연관되어있고, 서로 이어져있다. 어쩌면 우리의 삶과 비슷한 것 같다. 서로 이어지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우연들의 연속성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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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독특한 책이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책이다. 하지만 또 이해가 되는 책이다. 오랜만에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앞으로 ‘엄우흠’이라는 작가를 눈여겨 볼 듯하다.
“사소한 낙서가 나비효과처럼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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