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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시간의 연결점들
경애의 마음( 김금희 장편소설 / 창비 펴냄)은 사람, 시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경애’의 사전적 의미는 ‘공경하고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은 참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공경하고 사랑 한다’는 의미와, 여주인공 ‘경애의 마음’이라는...... 물론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은 상수와 경애의 마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두 사람 다 정상은 아닌 것 같다. 많이 특이하고, 다른 사람들과 섞일 수 없는 존재의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어떤 기억에 대한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떤 사건이 떠올랐다. 이 책에 나오는 경애의 친구들이 희생되었던 ‘화재사건’은 나에게도 낯설지 않는 사건이다. 호프집 주인이 화재가 났음에도 술을 마시던 손님들을 대피 시키지 않고, 입구를 잠그고 도망을 친다. 그 이유는 어이없게도 손님들이 술값을 안내고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그 당시 그 기사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인간의 욕심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 그 사건을 접하게 되니 그때의 그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혼자 살아남았기에, 혼자 남겨졌기에 힘들어하는 경애, 그녀의 마음은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 아픔을 느끼게 했다.
상수...... 볼수록 특이한 인물이다. 읽는 내내, 책을 읽는 내내, 진정으로 나를 화나게 했던 사람~ 어찌 저런 사람이 있을 수가 있을까 싶었다. 처음엔 재미있다가 어느 순간 특이하다가, 어느 순간 이해되다가, 어느 순간 울화가 치밀게 만드는 그!!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이 책을 어떻게 말해야할까? 다 읽고 난 지금 그저 머릿속만 복잡하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겠으나, 그것을 표현하기가 참 힘들다. 시간, 아픔, 공유, 치유, 용서....... 과연 이것일까? 참으로 복잡하고 미묘한 책이다. 이 책을 다 읽은 분들과 토론의 시간을 한번 가져보고 싶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 책!!! 멀까 멀까......‘경애의 마음’은......
"미안해, 나는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아...... 그래서 눈을 네가 있는 곳에 먼저 보낼게."
"뭐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 갈려요. 그 단순한 생각이 퇴행이죠. 살면서 조금씩 안 부서지는 사람이 어딨어요? 아무 사건 없이 산뜻하게 쿨하게 살자 싶지만 안되잖아요. 망하는 줄 알면서 선택하고,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기꺼이 부서지고, 상대를 괴물로 만들고 죄를 뒤짚어씌워봤자 뭐해여?"
"어떤 말은 그렇게 기억에 빼앗기는 것 같았어. 쓸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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