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그녀의 꽃들
루피 카우르 지음, 신현림 옮김 / 박하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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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해와 그녀의 꽃들(루피 카우르 지음 / 신현림 옮김 / 박하 펴냄)은 여성의 사랑과 상실, 트라우마에 대한 치유의 시집이다. 처음 책 소개를 보았을 때 많이 망설였다. 시라는 장르는 왠지 어렵고 은유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여성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한다는 책소개, 그리고 미투와 더불어 꼭 읽었으면 하는 시집이라고 해서 읽어보기로 결정 하였다. 선택에 표지가 한몫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하얀 바탕에 해바라기그림과 깔끔한 제목의 디자인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책이 나에게 오고,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 보았다. 책은 시듦(Wilting), 떨어짐(falling), 뿌리내림(rooting), 싹틈(rising), 꽃핌(blooming)의 순서로 진행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한 남자와의 사랑에 대한 시였다. 참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들이었다. 시는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 남자에 의해 유린되는 모습이 시로 표현되었다. 약간은 충격적이었다. 세상에 여자로 태어났기에 겪었던 불합리한 모습들, 그것을 그녀는 시로 표현하고 있다.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응원하는 모습은 읽는 내내 공감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시집은 참 독특하고 참신하다. 섬세한 작가의 감정 표현들은 시를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읽는 내내 여자로서 느꼈던 많은 일들에 대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시들고, 떨어졌으나, 세상에 뿌리내리고 어려움 속에서 싹을 틔우며 결국엔 꽃을 피우는 여성들의 길을 이 시집은 말하고 있다. 작가는 힘든 시간을 저주하며 후회하기 보다는 희망과 전진을 말하고 있다. 그 전진 속에서 우리는 우리 미래의 딸들에게 많은 희망의 모습과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시에서 인상적이었던 시를 소개하고 싶다.

 

우리 엄마의 결혼식 날

엄마에게 해주었으면 좋았을 조언

 

1. 싫어라고 말해도 돼요

 

2. 수년 전에 당신 남편의 아버지가

그를 때려 사랑의 언어를 빼앗어버렸어요

그래서 사랑을 말하는 법을 절대 알지 못하겠지만

그의 행동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증명하죠

 

3. 그가 당신의 몸안으로 들어올 때

그와 함께 그곳으로 가세요

섹스는 더러운 행위가 아니예요

 

4. 그의 가족들이 몇 번이고 낙태를 입에 올려도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낙태하지 마세요

친척들을 내보내고 문을 잠근 뒤 열쇠를 삼켜버려요

남편이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5. 바다를 건너 떠나게 될 때

당신의 일기와 그림들을 가져가세요

새로운 도시에서 길을 헤맬 때

그것들이 당신이 누구인지 생각나게 해줄 거예요

또 당신 아이에게 알려줄 거예요

자기들이 있기 전에도 당신에게 삶이 있었다는걸

 

6. 남편이 공장으로 일하러 나가면

아파트 단자의 다른 외로운 여성들과

모두 친구가 되세요

외로움은 사람을 반쪽으로 만들어요

살아남기 위해선 서로가 필요할 거예요

 

7. 남편과 아이들이 당신 것을 많이 가져갈 거예요

우리가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당신을 굶주리게 만들 거죠

다 잘못된 일이에요

당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사랑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우리에게 설득당하지 마세요

 

8. 당신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비행기를 타고 장례식에 참석하세요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죠

어머니는 평생에 한 번뿐이에요

 

9. 커피 한 잔에

몇 달러 정도 써도 돼요

그럴 여유가 없었던 때가

있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숨 좀 쉬어요

 

10. 당신은 영어가 유창하지 않고

컴퓨터나 휴대폰을 잘 다루지도 못하죠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어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은 화려한 휴대폰과 디자이너의 옷을 걸친

다른 어머니들

못지 않아요

우리가 당신을 집 안 사면의 벽 사이에 가두었고

뼈 빠지게 일하게 만들었죠

수십 년간 당신은 당신 것이었던 적이 없어요

 

11. 낯선 땅에서 혼자 가족을 기르는

당신 혈통의 첫 번째 여성이 되는데 있어서

어떤 지침도 없었죠

 

12. 당신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세요

 

13. 내가 부서지려고 할 때마다

당신의 강함을 기억하고 단단해져요

 

14. 당신은 마법사 같아요

 

15. 당신의 남은 인생을 편안함으로 채워주고 싶어요

 

16. 당신은 영웅들의 영웅이고

신들의 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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