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외계인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7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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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알아주는 한사람의 힘

 

 서울 사는 외계인들( 이상권 장편소설 / 자음과모음 펴냄 )은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소년과 문맹으로 살고 있는 여자의 마음열기 이야기이다. 어릴 때의 일로 상처를 받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우. 그 아이는 어느 날 오래된 무화과나무가 있는 이층집으로 이사를 한다. 그 집에는 찔레꽃씨와 그녀의 남편 돈키호테씨 그리고 그들의 딸 미미가 살고 있다. 이사 간 첫날 만나게 되는 고양이, 사우와 대화가 되는 이 이상한 고양이는 그 집에 오래전부터 살고 있었다고 자기를 소개한다. 그 후 고양이는 외로운 사우에게 대화 상대가 된다.

 

 ‘서울에 사는 외계인그 뜻이 궁금했다. 솔직히 책에 대한 기대는 그리 재미있지는 않겠다.’였다. 제목에서 왠지 마음 아픈 이야기가 전개 될 것만 같아 쉽사리 책을 읽지 못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며 깜짝 놀랐다. 이렇게 재미있고 공감이 가는 내용이 펼쳐질지는 예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새벽까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도저히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나를 불타오르게 하는 책을 만난 것이다.

 

 사우와 찔레꽃씨의 이야기를 보면서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하늘나라로 간 사우에게 그녀는 엄마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듯하다. 나를 이해하고 믿어주는 한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녀는 사우에게 보여주었다. 따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우에게 감정 이입이 많이 되었다. 상처받은 그 아이를 따뜻이 안아주고, 동굴 속에서 나오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의문의 고양이, 사우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고양이의 존재는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다. 그리고 계속 고양이의 정체를 추리해 보았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는 멀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고양이의 존재 의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이 세상에 온 외계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외계인에서 지구인으로 변해야할지 안할지는 자신의 선택인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찔레꽃씨의 역할이 참 좋았다. 티내지 않고 강요하지 않으면서 사우를 세상으로 나오게 하는 그녀의 힘이 부럽고 또 부러웠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 누군가는 나의 아이들이 아닐까 싶다. 정말로 오랜만에 따뜻하고 의미 있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정말로 누구에게 추천해도 부끄럽지 않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외계인도 좋지만 지구인으로써 살아가는 사우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사는 건 사실이야. 근데 내가 키우는 것은 아니야. 고양이는 오래 전부터 여기서 살아왔대. 난 그 고양이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 그 고양이가 몇 살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무것도 몰라. 근데 그 고양이는 나를 잘 알고 있어. 그게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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