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
최희옥하다 지음 / 고래뱃속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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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면지를 펼치자마자 아이보다 더 무겁고 커 보이는 책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이 아이는 어떤 기분일 것 같아?" 

아이와 함께 첫 면지를 보며 물었더니

"학교 가기 싫은 것 같아. 나는 학교 가는 게 제일 좋은데."

그 말에 웃음이 났다.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운 아이도 있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아침의 발걸음이 무겁기도 하니까.


'나는 새'는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누군가 낸 작은 소리 하나에 아이들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놀이와 상상력이 더해지며 세상은 점점 달라진다. 

무엇보다 무겁기만 하던 책가방이 어느새 망토가 되고, 낙하산이 되고, 날개가 되는 장면은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흥미롭다.


교실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자주 본다. 시무룩하게 등교한 아이가 친구들과 뛰어놀다 보면 어느새 웃고 있고, 힘이 없어 보이던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는 누구보다 반짝인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하루가 아니라 마음껏 뛰고, 상상하고,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고.


무겁게 걷던 아이가 결국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자신만의 하늘을 향해 힘껏 날아오르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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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여 봐, 소리마다 이야기가 있단다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소냐 슈탕글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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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태도 중 하나는 '경청'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친구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워하기 때문이죠.

'귀 기울여 봐, 소리마다 이야기가 있단다'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늙은 곰과 한 아이의 만남을 통해 '듣는 것'의 의미를 따뜻하게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곰과 아이는 함께 세상의 소리를 찾아 나서며 바람 소리, 빗소리, 나뭇잎 소리 속에 담긴 이야기를 발견하죠.

책은 계속 독자에게 '듣는다'는 행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요. '듣는다'는 것을 단순히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리지 않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공감이 무엇인지 보여 주지요.

 

친구를 사귀기 위해 꼭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가만히 들어 주고, 곁에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

경청과 관계 맺음의 가치를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은 '귀 기울여 봐, 소리마다 이야기가 있단다'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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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붙어라!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66
이승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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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그림책이다.^^

책장을 넘기고 있노라면 어릴 적 동네 한 귀퉁이에서 친구들과 "여기 붙어라!"를 외치며 놀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누가 더 잘났는지, 못났는지 따지지 않고, 한 친구가 내민 손 위에 내 손을 올리고 또 다른 친구가 손을 포개며 금세 하나가 되었던 시간들 말이다.

단순한 놀이 속에서 '함께함'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이 책에서는 아이, 어른, 동물, 상상 속 존재까지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하나둘 손을 내민다. 특별한 설명도, 어려운 교훈도 없다. 그저 그림책 가득 있는 여백과, "여기 붙어라!"라는 말 한마디가 경계를 허물고 친구를 만든다.

교실에서 생활하다 보면 가끔 "넌 안 돼", "너랑은 안 할래"라는 말이 친구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성격이 달라서, 생각이 달라서, 또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친구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이 그림책을 꺼내 함께 읽어 보면 어떨까? 


작가가 만들어 낸 넓은 어울림의 풍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백마디의 말 보다 한권의 그림책 효과^^



다행히 지금 우리 교실은 당장 긴급 처방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학기 초 친구 관계를 만들어 갈 때, 또는 갈등이 생겼을 때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그림책임은 분명하다. 책을 읽은 뒤에는 모두 함께 '여기 붙어라!' 놀이 한판 벌여 보는 것도 좋겠다.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연결이 어느새 '우리'가 되는 경험. 『여기 붙어라!』는 그런 다정한 힘을 가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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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지지 않고 ㅣ 인생그림책 49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고정순 그림, 권정생 옮김 / 길벗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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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그림이 가진 힘'을 새삼 크게 느끼게 해 준 책

미야자와 겐지의 시를 그림책으로 만난다는 기대만으로 펼쳤지만, 책장을 덮고 난 뒤에는 권정생 작가의 번역과 고정순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한 편의 예술 작품으로 다가온다.
특히 '비에 지지 않고'라는 표현은 자연을 이겨 내겠다는 다짐보다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을 품어 주는 포근함이 된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물었더니, "힘든 친구를 도와주는 사람", "혼자 있는 친구와 놀아주는 사람", "친절한 사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시가 쓰인 지 거의 백 년이 지났지만, 아이들의 대답 속에서 미야자와 겐지가 꿈꾸었던 삶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꼈다.

고정순 작가의 그림은 시의 의미를 설명하기보다 오래 바라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림책의 그림의 힘'을 느끼게 하는,
시를 읽는 그림책을 넘어 삶의 태도를 함께 이야기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세상의 욕심에 눈멀고 귀멀어 철저히 나만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누군가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거창한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힘든 사람의 손을 한 번 잡아 주고,
따뜻한 인사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사람.

미야자와 겐지가 꿈꾸었던 사람도,
권정생이 평생 살아내고자 했던 사람도,
어쩌면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책장을 덮고 나서도 차분히,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오늘,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이들과도, 어른들과도 꼭 한 번 나누어 보고 싶은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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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의 빛깔 ㅣ 멋쟁이 그림책
    마리 르 퀴지아 지음, 쉬화링 그림, 제님 옮김 / 모알보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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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의 빛깔'은 생김새도, 성격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 아룬과 레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 너무 달라 부딪히고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손을 맞잡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그려진다.

    책을 읽는 내내 교실에서 만났던 쌍둥이 자매가 떠올랐다. 취향도 성격도 달라 티격태격하던 아이들이었지만 등하교할 때면 언제나 손을 꼭 잡고 다녔다. 《형제의 빛깔》은 그런 형제자매의 모습을 참 닮아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림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그림을 한 장 한 장 오래 들여다보게 만든 그림책이었다. 서로의 다름은 선명하게 보여 주면서도, 두 아이를 비추는 빛은 늘 따뜻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형제자매가 있는 가정이라면 책을 가운데 두고 아이들과 도론도란 함께 읽어 보면 어떨까? "우리는 무엇이 다를까?", "서로의 어떤 점이 좋을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름은 갈등의 이유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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