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억 지우개 ㅣ 단비어린이 문학
박정미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평점 :
#기억지우개#단비어린이#허니에듀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기웅이는 학교에서 기분 나쁜 일을 겪고 화가 슬금슬금 치밀 때마다 몰랑몰랑한 지우개를 골라 지울 것이 없는데도 부러 지우고 그렇게 만든 지우개 가루를 손으로 뭉쳐 조몰락대곤 한다. 그러면 기분이 좀 가라앉곤 한다.
학교에서 있었던 하준이의 비아냥거림, 가장 친한 친구인 성민이의 모른척에 계속 생각이 나면서 주먹을 꽉 쥐고 손에 든 지우기 똥이 짜부라지게 된다.
"에잇, 기분 나쁘게 왜 자꾸 생각나는거야. 정말 짜증 나! 기웅이는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손에 들고 있던 지우개 똥을 움푹 팬 곳에 던져 넣었다. 그 때 "잊으면 되지. 안 그래? 쿡쿡." 낯선 목소리에 기웅이는 머리 끝이 쭈뼛 서게 된다. 그러면서 기웅이와 기억지우개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기억 지우개는 기웅이의 나쁜 기억을 지워준다고 한다. 기억 지우개는 나쁜 기억을 먹어야 살 수 있고 기웅이는 안 좋은 기억을 죄다 없앨 수 있으니까 서로 서로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억 지우개의 말대로 나쁜 기억을 연습장에 적기만 하면 그리고 기억 지우개를 이용해서 싹 다 지우면 된다. 정말 신기하게도 연습장에 적은 나쁜 기억들은 생각이 안나게 된다. 과연 이렇게 나쁜 기억들이 없어지는 것이 좋은 것일까?
기웅이는 하준이가 빈정대며 말했던 것, 아이들이 수군대며 낄낄거린 일 그리고 성민이가 서운하게 했던 일까지 모두 적고 성민이에 대한 서운함에 기웅이는 성민이와의 약속 타임캡슐까지 적어서 기억을 지워버린다.
기억을 지우면서 생기는 지우개 가루를 기억 지우개가 입으로 먹으면서 기억 지우개의 몸이 조금 전보다 통통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기웅이는 나쁜 기억을 버리게 되고 기억 지우개는 몸을 좀 더 크게 부풀리게 된다.
그러던 중에 기웅이는 비상금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고 누나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던 찰나에 누나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음을 알게 되고 누나가 여러 명의 친구들에게 돈을 주는 장면을 보게 된다. 누나는 다른 친구들로부터 힘든 과정을 겪는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서 이 친구들에게 돈을 주게 된 것이다.
기웅이는 학교에서 성민이를 만나고 성민이는 사과를 하게 되는데 기웅이는 왜 그런지 전혀 알길이 없다. 기억을 모두 지웠으니깐...성민이는 기웅이가 타임캡슐도 모르고 자신과 있었던 일을 전혀 모르자 몹시 서운하게 되면서 둘을 투닥거리게 된다.
기웅이는 누나의 말을 생각해본다. 나쁜 기억은 없앨 수 없다는...그러면서 성민이에게 물어본다. 너한테 나쁜 기억을 모두 지워 준다고 하면 넌 망설이지 않고 그 기억을 다 지울거야? 성민이는 성민이는 나에게 나쁜 기억은 엄마 아빠 일이야라고 하면서 지금은 엄마의 잔소리도 아빠의 큰 목소리도 다 그립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에 힘들었던 기억이 지금은 생각만으로도 방긋 웃음이 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생각한다. 그동안 기억 지우개를 통해 나쁜 기억을 바로 없애니 그것 때문에 화낼 일이 없어 좋았지만 나쁜 기억은 줄어들지 않고 점점 늘어나기만 했다.
기웅이는 결심이 서고 기억 지우개가 필요없음을 깨닫고 기억 지우개를 창밖으로 휙 던져버리게 된다. 그리고 기억 지우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인간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소중하게 여길거야...
기억 지우개는 좋기만 한 걸까? 처음에는 마냥 좋을 것 같기만 했는데 생각해보니 나쁜 기억을 모조리 지워버리면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과 오해도 쌓이고 그리워해야 할 일들마저 없어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잡다한 생각들과 기억들 모두 지워버린다고만 해결이 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이상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쓴 개인적인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