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바닷마을 다이어리 1~6 세트 - 전6권 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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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족의 상식적 정의와 인정 가득한 정의를 살펴 보자.

부모와, 이 부모에게서 나온 자식과 그 후손이 함께 사는 것이 가족일 것이다. 이것이 상식적 정의.

이웃 사촌에, 혹은 여러 가지 인연으로 함께 오손도손 함께 사는 타인. 이것이 인정 가득한 정의.


그런데, 정분이 나서 집을 나간 아버지와, 그 정분이 났던 여자와의 사이에서 나온, 소위 말하는 ‘적’의 피가 섞인 아이는 가족인가?


첫째로, 아버지는 같다. 우리 가족을 버리고 간, 매정한 아버지지만. 가족을 구성하는 조건 중 하나인 ‘동일한 피’란 조건의 절반이 채워져 있다. 그러고 보니 언니와 인상이 비슷하다. ‘그 집’에서는 저 아이가 첫째인 모양인데, ‘첫째’란 공통점 때문일까?


둘째, 우리는 아버지와 사별을 했고, 엄마와는 떨어져 살아 왔다. 현재 우리의 가족은 언니와 여동생이 전부이다. 가끔 오는 친척이 있긴 하지만. 그 아이는, 우리와 같이 아버지와 사별을 했고, 더구나 엄마와도 사별한 아이다. 현재 살고 있는, 그 정신 머리 없는 여자의 집엔, 그 근처엔 피붙이가 없다. 완전 혼자다.


‘언니는 왜 이 아이를 받아들인 것일까?’


언니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그 애의 처지도 안됐어. 더구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아버지와의 추억의 장소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어른스러운 아이.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매일 아웅다웅하는 언니와는 ‘가족’인데, 그 애는 언니보다는 더 지내기 좋지만,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



‘동생이 생겼다’


마루 밑 매실주도 같이 홀짝이고, 축구에 소질이 있다는 애인의 말에 동의하고, 애인의 권유로 축구부에 들어가는 것도 찬성한다. 오늘도 즐겁게, 간장과 함께.


‘나는 가장이다’


도망간 아빠와 별거한 엄마. 동생들을 지키는 것은 오롯이 내 몫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그 원망스러운 아버지의 새로운 딸을 만났다.

이 아이의 엄마마저 일찍 세상을 버렸다. 덜 떨어진 아버지의 셋째 부인 곁에 둔다는 건, 미루고 미뤄온 눈물을 한 없이 쏟아 내는 이 아이에겐 또 다른 형벌이 될 것 같다. 이 마음 따스한 아이에겐 말이다. 이 아이와 함께 사는데 어려움은 없다. 집도 넓고.


이야기로는 다 전하지 못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시간을 쌓아가며 조금씩, 나를 그리고 너를 알아가는 4 자매의 이야기. 아직은 다 하지 못한 이야기이고, 아버지에 이어 둘째의 남자 친구, 단골 식당의 아주머니 등 여러 사람을 떠나 보내고 있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엄마의 속을 조금 알기,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을 뻔 했던 첫째의 눈물.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인연들과의 시간 쌓기.


이 4 자매는, 그 동안 세 명이서 함께 살아온, 외로운 세상에서 인연의 폭과 깊이를 더하려 하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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