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4대 비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 아름다운날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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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비열한 음모는 결국 제 자신에게 돌아와 이제 일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151p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71p



누가 햄릿을 우유부단의 아이콘 Icon이라고 했나?



예전 한 교수가 이렇게 이야기해서 마음에 들었다.



"저자도 아니고 책 팔아먹는 책 장사들이 뭔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지..."


진중권 트위터



이 말은 비단 책 소개를 작성하는 출판사만 들을 말은 아니다. 책을 읽고 생각하지 않는 독자, 책 소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자, 책 비평가, 책 평가자 등 책을 읽고 난 생각을 마치 진실인 양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모두 이 말을 듣고 생각해 보면 좋겠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독자의 자유가 아니라 글 쓰는 이의 언론이다.



소비자의 권리는 '선택'이고 독자의 권리는 '해석'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영향을 받는 상황은 안타깝다. 이것은 불확실성이 갖는 무서운 속성이다. '과연 내 생각이 맞을까?' 사실 진실과 사실은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것이 진실과 사실의 속성이라고 나는 여기서 말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작품을 소재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지만, 내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읽는 자의 권리이다. 개인의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다. 나는 이렇게 주장한다.



햄릿을 메모하며 읽은 후 든 나의 생각은 이렇다. 그 유명한 대사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아버지가 독살된 것을 안 후 그가 생각해낸 자기 위장이다. 햄릿은 복수에 모든 것을 바친 사람이다. 이 유명한 대사는 햄릿이 우유부단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기 위해 누가 보는 것을 알든 모르든 그가 행한 행위다. 빈틈을 노리고 자신과 손을 잡거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모으는 동안 입을 굳게 닫는 것이 전략, 모략의 기본이다. 옳다고 외치는 것은 오히려 적에게 토벌의 기회를 제공한다. 미친 척하고 미친 척해서 자신에게 방심하게 하고 그 사이 기회를 노리는 것이 가장 적은 힘, 홀로 남은 복수의 도구다. 햄릿 역시 불확실성의 속성에 몸을 떨었을 것이다. 쉬이 보이지 않는 기회에 애가 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왕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미친 척을 하고, 자신을 왕국 밖으로 내몰아 비밀히 죽이려는 순간을 기회로 잡았다. 미친 척이 핵심이 아니라 자신을 숨기고 기회를 기다린 것이 핵심이다.



나는 햄릿을 '복수를 노린 전략가'라고, '복수를 이루려는 위장가'라고, '복수를 성사시키려는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다시 밝힌다. 당신은 햄릿을 어떻게 읽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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