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로딩 중입니다.”라는 말은 미생에서 나온 말이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산에 올랐던, 오 과장이 바이어와 미팅에 늦어 이상적인 소리를 하자, 회사에서 퇴직급여금액을 알려 준다는 말을 듣고 오 과장이 한 말이다. 이 현실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지금 사는 지금이 현실 아니야? 웬 현실로 로딩까지? 하고 의구심을 품었다. 결혼하면, 가장이 되면 현실적이 된다고 하던데, 그 말인가? 하고 넘어갔다. 

 결혼 이 주를 남겨두고 예비신랑과 경제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이야기한 현실이 무엇인지 살짝 맛보았다. 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진짜 현실을 알게 되었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부분에 시간과 금전이 들어간다는 것. 남들처럼만 하기도 어렵다. 

<마음을 정하다> 책을 읽고는 현실, 아니 평범함을 벗어난 윤인숙 작가님의 힘이 느껴졌다. 어쩌면 책은 가볍게 쓰였을지도 모른다. 작가님이 5도2촌을 하고, 퇴사하고, 귀촌을 결심하기까지 책 밖에서도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꿈꾸는 만년필에서 2년 가까이 작가님을 뵈어왔기 때문에 작가님의 단단함을 알고 있다. 들국화 님의 52주 동안의 농촌체험을 슬렁슬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 일인 것처럼, 자신의 농사인 듯 열심히 하셨기에, 들국화 님도 더 고민하고 일을 생각했을 터이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점은 윤인숙 작가님은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 대부분에선 작가는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관찰력이 좋아야 한다라 말한다. '여행이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경험이다. 여행 중에서도 홀로 하는 여행은 또 다른 묘미가 있다.

’ 문익점 고향인 단성면 투어, 성철 스님의 생가 등 이촌하는 곳에서 가까운 곳을 둘러보고 책 속에 담아주셨다. 우리가 여행이라 하면 차 혹은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 뒷동산이, 사는 고장의 읍내가 여행이 된다는 것. 삶 속에서의 소소한 여행이 있다는 걸 작가님의 체험을 들려주어 좋았다.

꿈꾸는 만년필 작가님들과 산청을 다녀온 후부터 더 정감이 갔고, 글 속에서 설명하는 풍경이 그려져 책 읽기가 수월했다. 솔직히 산촌일기를 칼럼으로 받아봤을 때는 아 작가님 즐거운 경험을 하시는구나 하고 끝났지만, 이제는 마을 회관에서 고기 굽는 모습, 별아띠 천문대의 별 이야기, 집 주변의 밭, 무덤의 위치가 떠올라 연상을 하면서 글 읽기가 가능해졌다. 

책을 읽고 산청에 가보고 싶으신 분이 다른 사람 사는 마을에 어떻게 가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닌데, 펜션은? 모텔은? 하고 고민하실지 모르겠다. 그런 분들에게는 별아띠천문대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산청 마을은 낮에 보는 마을도 좋지만, 가로등 하나 없는 밤의 별도 일품이다. 골목을 걷다 보는 별에도 와우~ 하는데, 망원경으로 보는 별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별아띠천문대에 누워 별을 볼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따뜻한 바닥에 누워 조용한 음악 소리에 생각에 잠기면, 나를 되돌아보았다. 지금 그 순간 거기에 있는 나 자신이 한없이 멋진 사람이었다. 그 순간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인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힐링? 치유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린 나는 자존감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 <여덟 단어>에서 박웅현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라는 팀원의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고 한 답이다. 그 자존감을 스스로 높이는 일. 내가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경험을 한 나에게 이 책은 산청이란 장소는 소중한 장소가 되었다.

이 책은 윤인숙이라는 개인의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행복을 고민하는 부모, 귀촌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길 원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할 일은 산청으로 간다고 해서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땅과 주변 사람들과 잘 맞아야 행복해 질 수 있다. 윤인숙 작가님도 그곳에 정착하기 전 일 년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5도2촌 생활을 하셨다. 


산청기행 후기: http://happycoaching.net/10189177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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