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계
문향선 지음 / 다지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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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삶을 잘 산다는 것' 그니의 글을 보면 이 말이 생각난다. 누구나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삶을 잘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우리는 모두들 너무나 잘 안다. '오래된 시계'엔 삶을 잘 산 사람의 향기가 있다. 옛날 자주 다니던 작은 찻집이 있었다. 얼마나 작은지 테이블이 서너개 밖에 없었다. 삐걱거리는 계단을 내려가면 언제나 음악과 커피향이 가득했다. 오늘같이 장마비가 내리는 날 그곳에 가면 항상 리 오스카의 '비포 더 레인'이 그 작은 찻집에 흘러 넘쳤다. 그 찻집의 이름이 '오래된 시계'였다. 10여년 저쪽의 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오랫만에 읽은 좋은 산문집을 여러분들께 소개한다. 지금은 그 찻집이 사라졌다. 광주 예술의 거리에 있던 그 찻집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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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뭔데 - 전우익의 세번째 지혜걷이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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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존경하는 인물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언제나 전우익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절로 평안해진다. 늘 내 손 닿는 곳에 있는 책 세권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 옵디까'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 그리고. '사람이 뭔데'.... 정말 사람이 뭔데, 이렇게 환경을 오염시켜도 되는걸까. 자꾸 되묻게 된다. 봄가뭄 심한 요즈음 더욱 더..........마음자리 산란할 때, 이 책을 펼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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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일기
목수 김씨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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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의 손이 보고 싶다.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쓸모있는 것들을 만들어 내는 그이의 손이 정말 보고 싶다. 나무 다치지 않게 나무 사랑하는 그 마음이 여기저기 읽혀와 읽는 내내 행복했다.

요즘음 소목일을 배우고 있다. 시골로 내려가면 소일 삼으려고 배우고 있는데, 나무 다루는 일 참 어렵다. 인내심이 필요하고 재능도 필요하고... 그이는 필경 눈썰미 빼어난 목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눈썰미 보다 더 빼어난 것은 자연을 거스리지 않은려는 겸손함이 있다. 그이의 그 겸손함이 읽혀져 이 책 읽는 동안 내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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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산엔 노랑꽃 - 장돈식의 산방일기 학고재 산문선 13
장돈식 지음 / 학고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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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많은 나무를 사용한다. 우리는 나무를 함부로 벨 권리가 없는데도, 형편없는 책들이 난무하여 나무를 상하게 한다. 정말 나무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

오랫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는 책이다. 글은 이렇게 쉽게 쓰는 것이 아닐까. 나는 평론가라는 집단의 거창한 언어유희가 싫다. 한때는 평론이 재미있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언어의 유희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럴듯하고 어려운 이론이 그득한 평론을 읽으며 나도 지적 유희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갈수록 쉬운 말로 쓴 책이 좋다. 어려운 말 여기저기 써서 자신의 지적인 오만을 자랑하지 않은 책 - 장돈식 선생님의 책이다.

'빈산에 노랑꽃'에는 마음 따뜻한 생활이 있다. 이 도시의 번잡함이 싫은 나에게 물처럼 스며드는 책이었다. 언제 나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머리맡에 두고 지금 당장 갈 수 없는 현실속에서 위안을 삼으리라. 수묵화 번지듯이 자연스런 그이의 생활에 경의를 표한다.

발자국 소리 가만가만 내면서 살 일이다. 소욕지족 - 작은 것으로 만족하면서 살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삶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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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하는 천연염색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41
정옥기 지음 / 들녘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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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도무지 우리의 가늠으로는 헤아릴 수 없다.저자 정옥기씨는 이 세상에서 손으로 할 수 있는 그 수많은 일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의미있는 일의 한가지인 천연염색을 한다. 천연염색!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그 고운 빛깔들을 우리 자연에서 나는 천연재료로 만든다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하고 아름답다.

나도 작년 일년동안 천연염색을 배웠는데, 그 첫 만남을 잊지 못한다. 알맞게 끓인 치자염액에 하얀 무명천을 담갔는데, 무명천은 삽시간에 염액을 빨아들였다. 노란 치자물!! 그 고운 빛깔의 경이로움을 짧은 표현력으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다. 식물에서 염액을 추출한다는 사실도 놀랍거니와, 그렇게 빨리 이쁜물이 든다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배움이었다.

우리는 너무 머리로만 살지 않는가? 지식산업이라는 미명아래 모두들 손 쓰는 일을 경원시한다. 하지만 손으로 천을 만지고, 염색하는 동안 마음이 절로 차분해지고 머리속은 단순해지는 건강함을 맛볼수 있었다. 정옥기 선생님의 <내손으로 하는 천연염색>은 너무나 바쁘고 정신없는 현대인들에게 손맛을 가르쳐 줄 것이다. 참 쉽고 편안한 책이다..

천연염색을 설명한 책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런 마춤한 책이 나와서 참말 기쁘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보고 고운 빛깔 만드는 일을 해보았으면 좋겠다. 어렵고 시간 걸리는 작업이지만, 느리고 단순하게 살고 싶다면 모두들 도전해 보시라. 마음결 고와지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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