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 사람이 가장 힘들었을 당신을 위한 관계 수업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김진연 옮김 / 좋은날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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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장 힘들었을 당신을 위한 관계 수업"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 좋은날들

글. 미즈시마 히로코

누구에게도 상처 받지 않고,

인간관계가 편안해지는 심리학 공부

나이가 들수록 사람 만나는 일이 쉽지않다. 조심스럽고 어렵다. 그래서 점점 관계맺는 일이 줄어든다. 신경써야하고 맘써야하는 감정활동들이 불편하고 힘들다. 거기에다 대놓고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까지 있다. 그런 류의 사람들은 안보면 그만이지만 안보고 살 수 있는 세상도 아니다. 일상의 대부분을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야하기에 애를 써야한다. 보기싫고 만나기 싫고 같은 공간에 있기 싫어도 봐야하는 사람도 있기에 그런사람들과의 관계를 신통방통하게 잘 해결하고 싶어졌다. 미워죽겠고, 꼴뵈기 싫은 사람들 때문에 내가 더 맘쓰고 힘들고 싶지 않다. 그럴땐 진짜 딱 나만 손해보는 느낌이다. 속에서 욱~ 화가 올라오는 기분. 그런 관계들에 좀 더 편안하고 느긋하고 싶다.

저자는 6개의 스텝으로 나눠 사람과의 관계에서 편안해 질 수 있는 법을 소개한다. 우선 불편한 마음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대로도 괜찮다고 받아들이면서 불편한 마음을 떨쳐버리는 법을 배우는걸로 시작한다. 누군가가 불편한 마음은 의지로 애써 극복할 게 아니라, 흘려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불편한 마음을 부정하지 말고 불편한 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것이다. 실체를 알면 불편한 마음이 작아진다고... 그리고 지금 불편한 감정이 진짜인지 생각해본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단정 짓지 말고 일단 가짜 불편한 마음을 가려보라고 말이다. 불편한 마음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본질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을 없애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컨트롤 감각을 몸에 익혀야한다. 그 감각을 기르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냥 흘려버리기, 즉 스루능력이라고 한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하고 일단 흘려버리라고. 그렇다고 무리하게 컨트롤 하지 말고 때를 보고 기다릴 필요도 있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며 들여다 보았다면 도저히 안되겠는 불편한 상대와 거리를 둬야한다. 저자는 친절하게 불편한 상대와 거리를 둘수있는 현실적인 요령도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불편한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알려주는데 그 방법들이 참신하다. 사실 모든건 마음먹기에 달린 일인것 같다. 내마음을 컨트롤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였듯이 불편했던 그 사람도 그렇게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책을 통해 인간관계에서만 아니라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것에 편안해질 수 있는 법을 배운것 같다. 삶이 이전보다 한결 그렇게 말이다.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불편하고 힘들수도 있지만 피하지 말고 그들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그들을 내편으로 만들어 보자. 더이상 내가 상처받고 아프지않게 내 삶에 진심이기를. 책으로 배운 관계수업으로 인간관계가 좀 더 편안해 질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을 얻었다. 힘들지말자! 상처받지 말자! 아프지 말자!그리고 느긋해지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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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줄이기로 했다 - 덜 사고,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기
김진영 지음 / 민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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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조금씩 덜어 내는 연습!"

오늘부터 줄이기로 했다 | 민리

글. 김진영

 

한창 미니멀이 대세였던 때에 내 주위 물건들을 줄였던 경험이있다. 줄이고 비웠더니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정리가 됐던 기억이 있었는데 오래가지 못했다. 변명이라면 비운 자리에 다시 다른 무언가가 채워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리됐던 그 홀가분함을 잊을 수 없었기에 제자리를 돌지만 매번 다시 도전하게 된다. 책은 물건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며 넘치게 쓰고 있는 것들을 줄일 수 있게 돕니다. 이비인후과 의사인 저자가 권하는 줄일 항목 10가지를 10개의 챕터로 나눠 줄여야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특별한 결핍을 모르고 살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지나치게 많아서 오히려 불행한 무엇을 걷어낼 수 있게 돕는 책이라 자부한다. 읽고있는동안 속에서 뭔가 꿈틀함이 느껴졌다. 오늘부터 정말 줄여야겠다고 말이다.

 

 

 

저자가 줄이기를 권하는 10가지 항목은 음식, 약, 환경오염, 지출, 사교육, 부동산 투자, 불안감, 스트레스, 나쁜 습관, 행복에 대한 기대치이다. 대부분 줄여야 한다는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줄이기 힘든 항목들이다. 우리가 살면서 넘치게 쟁여놓고 있는 물건들과 건강을 해칠정도로 많이 섭취하는 음식과 약. 그건것들로 말미암마 벌어지는 환경오염에 관한 이야기, 소비,투자와 같은 금전적인 문제도, 그런 이유로 발생하는 심적인 문제들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다. 막연히 줄여라가 아니라 왜 줄여야하는지 어떻게 줄여야하는지 또 줄였을때의 득과 줄이지 않았을때의 실을 자세히 알려준다.거기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이론들을 더해 설명해주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줄이고 싶은 동기를 만들어준다. 사교육 챕터에서는 육아서의 핵심만 요약해둔것 같은 팩트를 적고 있어 뜨끔했다. '최대한의 애정과 관심으로 아이를 대하되 아이에 대한 기대는 남의 아이을 대하듯이 하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모든 챕터에 실린 글들은 쉽고 간략하게 요점만 뽑아 쓴듯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강력하게 마음을 흔들어댄다. 덜 사고,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면서 오늘부터 진짜 줄여보라고 말이다. 저자가 권하는 10가지 항목을 줄여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조금씩 줄이고 비우면서 지금 내가 누리는 것에 감사의 마음을 채우고 싶다.

"우리는 휴대폰을 통해 빠르고 편리한 생활을 얻은 반면 인내와 절제, 그리고 상상력을 잃었다. 휴대폰으로 만나는 세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진짜 세상과 우리를 단절 시킨다."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담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얻고, 다시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해 좋은 음식과 약을 찾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을 것이다."

"야채를 천천히 꼭꼭 씹으면 아삭아삭한 식감과 고유한 단맛에 빠지게 된다. 초식동물처럼 온순한 성격을 갖게 되는 건 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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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웃는 엄마
이윤정 지음 / 델피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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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자라게 하는 엄마의 웃음 육아"

 

그럼에도 웃는 엄마 | 델피노

글. 이윤정

‘아이를 자라게 하는 엄마의 웃음 육아’

엄마를 채운 에너지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진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엄마 자리의 무게가 .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에 오히려 아이를 힘들게도 했었고, 내 맘같이 따라와주지 않는 아이에게 훈육이랍시고 잔소리 폭탄을 날리곤 했었다. 그러고 나면 꼭 후회를 하고 미안해서 반성을 하며 책을 읽었다. 유일하게 서툰 엄마노릇에 그럴수 있다고 공감해준건 책 뿐이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며 마음을 붙잡고 배운대로 아이에게 적용하는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그래도 읽을때 만큼은 노력을 하고 책을 펼치면 공감받고 위로받으니 늘 육아서는 놓을 수가 없었다. 그랬는데 언젠가부터 육아서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위로받고 공감받았던 책이었는데 이제는 같은 얘기를 해대며 아이를 키우는 방식을 똑같이 나열하고 있었다. 내 아이한텐 그게 안먹혔는데 말이다.. 이제 그저그런 육아서는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할 즈음 이 책을 만났다. 육아서라기 보다는 힐링서라고 하는게 맞는듯하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힐링서 말이다.

 

 

저자는 아이 셋을 키우며 초등교사로 일하던 워킹맘이었다. 그런 그녀가 큰아이의 갑작스런 희귀병으로 일을 놓고 아이곁에 머물면서 하늘이 무너질것 같은 슬픔을 극복해 나간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말이다. 아이에게 엄마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다잡고 웃어보이려 노력했다. 하지만 억지 웃음은 금방 탄로가 난다. 아이가 제일 먼저 느끼기 때문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연습했다. 자신이 진심을 다해 웃어보이면 아이도 함께 웃어보인다는것을 온몸으로 깨닫고 난 후 현재의 기쁨과 행복에 몰입하려 노력한다. 엄마의 웃음을 바라보던 아이가 수술과 회복의 시간을 견뎌냈다. 그리고 확실히 깨달았다. 엄마가 먼저 밝게 웃을수만 있다면 켜켜히 쌓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책은 그녀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모두 다 같지는 않겠지만 읽고 있으면 그녀가 어떤 힘을 내서 긍정의 힘들 얻을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데 뭉클하고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빼곡해서 읽는동안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가 꺼질것같이 힘들때 존경하는 선생님의 한마디가 빛이 되었듯이 그녀의 글이 힘겨운 엄마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책을 엮었다고한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글에서 평범한 순간에도 감사함이 느껴졌다. 또 그녀가 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따뜻해서 읽는동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 셋을 같은 육아법을 적용시키지 않고 각자의 특성대로 지켜봐주며 인정하는 방법도, 엄마만의 시간을 가지는 여러 방법들도 좋았다. 저자는 "나를 채운 에너지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지도록" 하기위해 고군분투했고 비로소 진심으로 더 많이 웃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그녀의 에너지가 느낄수 있는 글이 가득한 책으로 나 역시 긍정의 힘을 얻어본다. 그리고 나만의 시간에 얻은 힘으로 아이를 향해 진심을 다해 웃어주겠다고 다짐해본다.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알아봐 주고 존중해주며 기다려주는 곳에서 숨겨져 있던 날개를 편다.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사랑의 시선을 주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활짝 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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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E, Crystal 지음 / 시코(C C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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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왜 이다지도 연약할까"

간이역 | 시코

글. E.Crystal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남자와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

매일 기억을 잃어가는 27세 알츠하이머 환자 '승현', 매일 삶을 잃어가는 27세 위암 말기환자 '지아'. 둘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각자의 관점에서 시리도록 담담하게, 애절하게 글로 옮겨놓았다. 책은 2021년 개봉된 영화 '간이역'을 모티브로 제작한 그림이야기이다. 2장으로 나눠 승현과 지아의 이야기를 시처럼 일기처럼 들려준다. 책을 두번 정독했다. 책을 먼저 한번, 그리고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그렇게 두번을 읽었는데 영화의 내용을 모르고 읽었을때와 알고 읽었을때와 느낌이 또 달랐다. 책만 읽었을땐 막연히 슬프고 애닯긴 했지만 첫사랑의 풋풋함이 느껴졌고, 영화를 보고 다시 읽었을땐 모든페이지의 글들이 가슴에 콕콕 박혀 아플정도로 슬펐다. 모든 사정을 알고 읽었기에 더욱 그랬던것 같다. 같은 글인데 또 다른 느낌이다.

어릴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지아와 부모 모두를 잃은 승현은 장례식장에서 만나고,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자란다. 하지만 지아가 대학 입학을 위해 서울로 떠나게 되면서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7년 후 말기암을 앓고 있는 여자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둘은 다시 만난다. 한시도 잊어본적 없는 남자와 늘 그리워했던 여자가 만났다. 둘의 글은 7년 전 헤어진 그 순간부터 시작한다.

승현의 삶에 깃든 그녀. 하루도 그녀이지 않은 날이 없다. 늘 그녀였고, 그녀여야만 했던 승현. 지아가 떠나고 미워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승현에겐 지아뿐이다. 다시 만난 그들에게 행복한 나날만 계속되면 좋겠지만 야속하게도 그들에겐 시간이 많지않다. 기억을 잃어가지만 삶을 잃어가는 그녀를 놓을 수가 없다. 모든 기억을 다 잃는대도 승현이 지아를 사랑했던 사실만은 변하지 않을테니 기억이 남아있는 동안 더 열심히 사랑한다. 기억이 모두 사라진대도 그럴 운명이라해도 그는 운이좋다고 말한다. 그의 인생에 지아가 있었으니까...

 

 

정체모를 그리움의 주인이었던 그를 만나러 고향으로 돌아온 지아. 다시 만난 그는 여전히 지아가 그리워했던 그 모습 그대로이다. 막을수 없는 사랑의 감정이 주체할수 없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아프다. 못할 짓이란걸 알지만 그의 순애보적 사랑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잠시라도 행복하고 싶어서, 아픈데도 사랑한다는 것이 그래서 행복하다는것이 너무 좋으니까... 그런데 정말 그들에겐 시간이 없다. 그가 기억을 잃어간단다. 그의 기억속에 영원히 기억되고 싶었는데 그럴수 없을것같다. 그래도 괜찮다. 천천히 잊히면 되니까.. 그녀는 이런 자신의 운명에 욕지기가 나왔다. 그리고 체념한다. 그저 자신이 운이 없어서 그런거라고.. 그리고 남은 그가 더 아플까봐 꺼내지 못한 말을 쏟아낸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돌고돌아 드디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는데 무슨 기구한 운명인지 그들의 사랑은 순탄치가 않다. 죽음을 앞둔 그들의 운명에 가슴이 아팠다. 사랑하고 있는 지아와 승현의 매일매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질것인지 애틋하고 아팠다. 처음엔 지아의 사랑이 이기적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동안 죽음을 앞둔 그녀의 마음이 안타까워서 충분히 이해가 됐다. 무얼 할 시간도 없다. 그저 사랑할 시간도 모자라다.

기차가 지나가는 중간중간 세워져 있는 간이역. 많은 사람들이 오가지는 않지만 가끔 누군가는 내리고 누군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기다리는 곳이다. 드문드문 지나치는 누군가가 서로를 알아보고 인연을 만든다면.. 유동인구도 많지않은 간이역에서 스쳐지나갔을 법한 누군가가 만나 사랑을 했다면.... 그것은 기적같은 사랑일까? 주인공들은 젊은 시절 짦은 사랑을 간이역에 비유했다. 누군가는 내리고 누군가는 올라타고 누군가는 내려서 정착하고 그리고 우연히 만나 사랑할 수도 있는.. 어찌보면 삶이 그런것 같다. 많지 않은 기회속에 기적같은 인연을 만들어 사랑을 하고 또 다른 삶을 만들어가니 말이다. 마지막 사랑이 되고 싶은 남자와 마지막 기억이 되고 싶은 여자의 가슴아픈 러브 스토리로 오랜만에 가슴뭉클하고 애틋한 멜로감성과 마주할 수 있었다. 슬프고 아팠지만 저자의 그림과 함께여서 감동이 더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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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침실로 가는 길
시아 지음 / 오도스(odo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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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사랑한 한 여자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

 

푸른 침실로 가는 길 | 오도스

글. 시아

'이 기억들을 한마디로 하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한 남자가 있다. 목덜미에 기억의 총을 맞고 쓰러져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온갖 기억들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그래서 그 끔찍한 기억들을 살해하고 싶은 남자가 말이다. 자신이 죽지 않는 한 이 고통이 끝날것 같지가 않다. 그런데 여기 기억을 퇴치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자기 나이만큼 매일 한 가지 기억을 글로 쓰고 글이 완성되면 고통은 끝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기억을 쓰는 동안 고통을 마취시킬 수 있으니 무조건 해야한다. 꿈이었다. 그런데 그 꿈이 깨기까지 혼란의 아수라장 같은 기억들과 마주해야했다. 이제 꿈속의 남자이자 저자의 이야기를 49일동안 쓴 49개의 이야기를 들려줄것이다. 그녀가 꺼낸 고통스런 기억들을 펼쳐 읽으면 그녀가 얼마나 아픈 과거를 헤쳐나왔는지 그런 그녀가 어떻게 그 시간들을 견뎌냈는지를 알 수있다.

 

 

그녀는 아빠, 그미(엄마), 언니와 함께 산다. 아빠는 사업가였는데 그 사업의 성과가 들쑥날쑥해서 가족의 행복도 그에 따라 들쑥날쑥해졌다. 확실히 크게 성공했던 사업이 잠깐 잘 되었다가 폭망한 이후로는 계속 어렵게 살게된 가족들. 그즈음 그미의 폭언과 폭력이 심해졌다. 그미는 그녀를 악마라고 부르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폭언을 끊임없이 해댔다. 갈수록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그녀. 어찌 견뎠을까 싶을정도로 불행하고 험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몸과 마음이 아팠던 언니는 시도때도 없이 나쁜짓인줄도 모르고 그녀에게 성추행을 해대고, 집안사정으로 잠시 집에 머물렀던 이모부에게 두 자매가 노골적인 성추행을 당한일도 있었다. 그게 나쁜짓이라고 알려주는 어른이 곁에 없었기에 스스로 깨닫기 전까진 그냥 당할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언니에게 첫 성추행을 당했을때 그미에게 말했지만 오히려 야단만 듣는다. 그게 왜 어때서 그러냐고 핀잔을 듣고 혼란스러워한다. 문제는 언니가 아니라 예민한 그녀에게 있었던거라고 받아들인다.그런 생활을 무작정 견디며 어린시절을 보낸 그녀. 정상적으로 자랄수 없는건 새삼스러울것도 없다. 어느덧 자라 대학생이 되고 간호학과에 다닐때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다. 그미는 더 억척스러워지고 그녀는 그미를 떠날 궁리만 한다. 잠깐 나와살다가 다시 돌아가야했다. 그러는동안에도 쉬지않고 불행은 그녀를 쫓아다니고 참 기구하게도 남자 복마저 없다. 결혼과 함께 겨우 그미를 떠날 수 있었지만 결혼한 남자는(남편을 남자라고 부른다) 능력도 없고, 술주정뱅이에다 폭력까지 휘두른다. 아이까지 낳고 살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살기위해 다시 그미를 찾아간다. 그러는중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그미의 폭언들. 그래도 그녀는 그미를 찾아가고 의지할 곳이라곤 그미밖에 없다. 그렇게 그미에게 아이를 맡겨놓고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었다. 이혼도 한다. 하기싫었지만 간호사 일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녀는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그녀앞에 불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이런저런 이유로 종교를 찾게 되었고 그곳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듯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늘 원망했던 그미가 밉지 않았고, 그녀의 폭언도 그럴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어보였다. 사실 문제는 그미가 아니라 모든것을 부정적으로만 봐왔던 자신때문이라는것을 알게 된 후로 그녀는 더이상 그미를 그미라고 부르지 않았다. 엄마, 어머니로 그미의 호칭을 바꿔적기 시작한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말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20년을 정신병원 간호사로 일하게 되었고, 두번의 결혼과 이혼을 했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사 학위를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교수가 된다. 이제 그녀앞에 탄탄대로만 있을것 같다. 하지만 아이와의 문제가 남아있었다. 열심히 살았지만 자신의 딸을 온마음을 다해 돌봐주지 못했다. 그 싫었던 그미였던 시절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겼으니 아이또한 그미의 폭언과 폭력에 노출된 채 자랄 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괴물같은 그미에게 아이를 밀어넣은 것이었다. 엄마가 제일 싫다는 아이, 엄마를 악마라고 부른 아이. 하지만 그녀는 기다린다. 잠깐 돌고 돌아 딸도 제자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기억의 글과 마주한다. 그녀는 이 기억들을 '어머니 극복기'라고 했다. 어머니를 미워하면서도 어머니를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하며 반성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떠나면 행복할 수 있을것 같았던 인생도 그렇게 되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녀의 길 끝엔 항상 어머니가 함께였음을 알게된다. 어머니는 괴물이었다고, 여전히 한번씩 괴물이 된다고.. 그럼에도 그녀는 그런 괴물을 사랑한다고.. 그 힘이 그녀 자신을 괴물이 되지 않게 했다고 고백한다.

49개의 글이 완성되었고 드디어 그녀는 기억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그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기억을 풀어내는 동안 머릿속 고통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가슴이 아팠다. 그 모든 순간을 이겨내서 지금의 그녀가 존재하는 것이라는걸 너무나 잘 알기에 가슴이 아팠다. 49개의 기억의 글은 그녀 내면의 불행과 마주하고 풀어내는 일을 했다. 숨기고 감추었던 그것을 자신이 가장 잘하는 글을 쓰는 일로 끊어냈던것이다. 이제 그녀는 남은 인생을 지혜롭게 풀어나갈것이다. 그녀곁에 괴물이었던 여자를 끌어안고 사랑할 수 밖에 없기에 사랑하며 그렇게 말이다. 한편 한편 글을 읽으며 생각했다. 이렇게 깊은 내면의 불행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것도 과거의 꾸러미를 풀어낼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거라고.. 그녀는 신의 영광을 만나 새로운 빛과 삶을 얻었다고 말한다. 모든 삶이 쉽기만 한건 아닐것이다. 나역시 무탈해 보이는 허우대속에 감춰진 절대로 꺼낼 수도 없고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있다. 아직 마주할 자신은 없지만 언젠가 꺼내야 할 날이 온다면 그래서 이겨내야할 용기를 얻게 된다면 나이만큼의 기억을 꺼내보겠다고 다짐해본다. 과연 내가 풀어 놓은 기억들은 한마디로 하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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