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투자자 - 벤저민 그레이엄의, 완전개정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제이슨 츠바이크 논평, 박진곤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0

투자자와 조언자

 

증권투자는 항상 어느 정도 타인의 조언에 의지하게 된다는 점에서 여타의 사업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다. 투자자 대부분은 아마추어들이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투자자들은 투자대상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투자 조언이라는 개념에는 몇가지 특성이 있다.

만약 투자하는 이유가 돈을 버는 것이라면, 조언을 구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돈 버는 방법을 말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다소 순진한 생각이다. 사업가들은 다양한 사업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구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이익을 남길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말해 줄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고유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또는 비사업가적인 투자수익을 내기 위해 남에게 의존하려 한다면, 그들은 정상적인 사업관계에서 진정한 상대 없이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기본적인 논지는 다음과 같다. 투자자가 자금 운용을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조언에만 의존한다면, 기본적이고 보수적이며 심지어는 상상력조차 필요 없는 투자형태에만 자신과 조언자의 범위를 엄격하게 한정하게 되거나 또는 그의 자금을 다른 경로로 운용해 줄 호의적이고 친밀한 사람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투자자와 조언자 사이에 사업상 또는 직업상의 관계만 존재한다고 하면, 투자자가 스스로 지식과 경험을 키워서 다른 사람의 투자조언에 대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만 습관적이지 않은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투자자는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투자자에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자의 단계로 옮겨가게 된다.

 

 

 

투자자문사와 은행의 신탁서비스

진정으로 전문적인 투자 조언가들(, 탄탄한 자문회사에서 상당한 연봉을 받는 사람들)은 약속과 주장을 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신중하다. 그들은 대부분 고객의 자금을 평균이자와 배당금을 지급하는 증권에 투자하여 최종 목표를 위해 주로 정상적인 투자경험에 의존한다. 통상적인 경우 우량기업의 증권이나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국채와 지방채 포함)이 아닌 다른 증권에 투자하는 경우는 총투자금액의 10%를 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전체시장의 등락을 이용하려고 크게 노력하지도 않는다.

우량한 투자자문사는 뛰어나다고 스스로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다만 스스로 조심스럽고 보수적이며 충분히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길 뿐이다. 그들의 최우선 목표는 수년에 걸쳐 원금가치를 보존하며 보수적 으로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그 이상의 성과에 대해서는(물론 그들도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노력한다) 추가 서비스가 제공된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그들의 고객에 대한 최고 가치라고 한다면 값비싼 실수로부터 고객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그들은 일반대중을 상대로 하는 어떤 투자자문사에라도 기대할 정도만큼의 조언을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금융정보 서비스

수년 동안 금융정보 서비스는 아무도 이러한 활동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전망을 해왔다. 이 분야의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때는 맞았고 어떤 때는 틀렸다. 그들의 의견이 완전히 틀릴지도 모를경우를 대비해 그럴 때마다 그들의 의견에 방어수단을 마련하였다. (미래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지 훌륭히 꿰맞출 수 있도록 이중적인 뜻을 가진 애매한표현 Delphic phrasing 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우리의 견해로는(아마도 편견이겠지만)이러한 면은 증권시장에서 사람들에게 빛을 준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주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누군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싶어 한다. 바로 여기에 수요가 있고, 이 수요를 공급이 채운다.

물론 그들의 경기상황에 대한 설명과 전망은 훨씬 권위 있고 박식하다. 이러한 것들은 경제지식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써 이러한 전망과 해석은 증권의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계속 확산되어 대부분의 경우 주식과 채권의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분명히 금융정보서비스가 발간한 자료는 이용 가능한 정보의 양을 늘려주며 고객들의 투자 판단을 뒷받침해 준다.

투자정보 서비스가 추천한 개별 종목에 대해서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각각의 서비스는 독립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며 그 평가는 수년간에 걸친 정교하고 포괄적인 분석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잘하면 더욱 유용한 조언이 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것은 현재가격에 관계없이 단기적인 실적 전망이 좋으면 매수하고 나쁘면 매도해야 한다는 그들의 일반적인 견해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피상적인 원칙들은 그들의 직원들이 할 수 있는 건전한 분석작업(, 어떤 개별주식이 장기적인 미래의 수익성 측면에서 볼 때 현재가격이 과대 혹은 과소평가되었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을 못하게 만든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금융정보서비스의 추천에만 의존해서 주식을 매매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이런 점을 확실히 해둔다면 금융정보서비스는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제시한다는 면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된다.

과거 월스트리트는 주로 투기로 번성해 왔고 주식시장 투기자들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돈을 잃었다. 따라서 증권회사가 철저하게 원칙대로 일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원칙대로만 한다면 증권업을 축소시키는 방향의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증권회사가 이러한 원칙대로 운영되는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투기를 조장하거나 유인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사의 경우에는 고객의 주문을 접수하고 정보와 재무분석만을 제공하며 증권의 투자매력에 대한 의견을 표시하는 것으로만 영업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증권회사가 투기적인 고객의 손익에 대해서 책임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 증권회사에서는 여전히 수수료를 벌기 위한 영업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 사업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 이익이 되는 고객들 대부분은 투기적인 충고나 조언을 원하기 때문에 회사의 영업활동은 시장의 일일거래에 따라 긴밀하게 움직인다. 따라서 증권회사는 고객이 수학적으로 볼 때 결국에는 대부분이 돈을 잃도록 되어 있는 이 시장에서, 고객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우리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대부분 증권회사 고객의 경우 투기적 거래가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거래가 진정한 의미의 투자자와 유사한다면 투기적 손실을 보전할 만한 투자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증권회사로부터 두 종류의 직원, 영업직원 또는 계좌관리자(customer's man 또는 account executives)'와 재무분석가financial analyst로부터 정보와 조언을 듣는다.

증권회사의 영업직원은 등록 대리인 registered representitive'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옛날에는 고객의 하인customer's man'이라는 고상하지 않은 이름으로 부리기도 했다. 오늘날의 증권회사 영업직원은 대부분 엄격한 규칙을 적용받으며 증권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좋은 평판을 받는 개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회사 영업이 수수료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투기적인 마음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투기적인 생각의 영향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는 영업직원과 거래할 때에 항상 신중하고 분명한 태도를 가져야한다. 이러한 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떠도는 비밀정보나 그와 유사한 어떤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이나 태도에서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일단 영업직원이 투자자가 진정한 투자자라고 확실히 인정한다면 그는 이러한 견해를 존중할 것이고 협력해 줄 것이다.

 

 

대체로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재무분석가들은 동시에 시장분석가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중압감으로 크게 제약을 받고 있다. 누가 어떤 주식이 괜찮은지 질문을 하면, 그 질문은 이 주식이 앞으로 몇 달 이내에 오를 것 같습니까?”라는 의미인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많은 재무분석가들이 주식시세판을 주시하면서(건전한 사고나 가치 있는 결론과는 관계 없는 마음가짐으로)분석에 임할 수 밖에 없다.

 

현명한 투자자는 대부분의 재무분석가가 기업을 분석하지 않고 미래 주가에 대한 추론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인수자로 활동하는 증권회사를 포함한 투자은행들과 개인 매수자사이의 관계는 상황이 다르다. 여기서 매수자는 경험이 없고 현명하지도 못한 사람들이다.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소망은 신속한 이익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그는 세일즈맨이 하는 말을 쉽게 믿는다. 특히 주식매수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결과적으로 일반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매수자 자신의 비판적 능력이 아니라 판매회사의 윤리나 양심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된다.

조언자와 판매자라는 조화되지 않는 역할이 잘 결합할 수 있는 것은 인수화사의 정직함과 능력 때문이다. 그러나 매수자가 스스로를 판매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일이다. 1959년판에서도 이 점에 대해 지적한 바있다. “인수부문에서의 불건전한 태도는 주기적으로 나쁜 결과를 가겨왔고 투기가 활발한 기간에 신규주식의 판매부문에서도 확연히 나타났다.” 곧바로 이런 경고가 긴급한 것임이 판명되었다. 이미 지적한 바대로 시장은 1960~1961년과 1968~1969년에 또다시 낮은 투자등급 종목들의 유례 없는 대량 판매로 얼룩졌다. 대부분 터무니없는 높은 가격으로 대중에게 팔렸으며 투기와 조작에 의해 가격은 훨씬 더 높이 치솟았다. 많은 월스트리트의 주요 증권회사가 이러한 신뢰할 수 없는 행위들에 어느 정도 참여하였고, 이것은 욕심, 어리석음 그리고 무책임의 익숙한 결합이 아직도 금융계에서 추방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현명한 투자자는 투자은행 특히 탁월한 명성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투자은행의 조언과 추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제안들에 대해 건전하고 독립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만약 그가 능력이 있다면 본인의 판단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조언자의 판단일 것이다.

 

그레이엄의 충고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은 1999년과 2000년의 인터넷 IPO를 속아서 매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타 조언자들

친척이나 친구에게 투자조언을 구하는 관습에 대해서는 보다 비판적인 관점을 가진다. 질문하는 사람은 언제나 대답해 주는 상대방이 지식에 있어서나 경험에 있어서 우수하다고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찰에 의하면 만족할 만한 비전문 조언자를 찾는 것은 도움 없이 좋은 증권을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나쁜 충고는 무료이다.

 

자신의 자금관리에 수수료를 지급할 용의가 있는 투자자는 기초가 튼튼하고 평판이 좋은 투자자문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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