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명한 투자자 - 벤저민 그레이엄의, 완전개정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제이슨 츠바이크 논평, 박진곤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3장에 대한 논평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조심해야 한다. 그 곳에 가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요기 베라(Yogi Berra)
어떤 강세론자들은 그 정도가 매우 심했다. 30년 이상의 기간이라면 주식이 ‘항상’ 채권보다 수익이 높기 때문에 주식은 채권이나 은행의 현금보다도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주식을 보유하는 모든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면, 왜 처음에 얼마를 투자할지에 대해서는 애매하게 얼버무리는가?
1999년과 2000년 초에 허황된 강세론은 도처에 넘쳐났다.
-1999년 12월 7일, 퍼스트핸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너저인 케빈 랜디스는 CNN ‘머니라인’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익에 비해 무한승수배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무선통신주식이 과대평가됐는지 묻자, 랜디스는 바로 대답했다. “과열이 아닙니다. 명백한 성장 그 성장의 절대가치를 보십시오. 엄청납니다.”
-2000년 1월 18일, 켐퍼 펀즈의 투자전략가인 로버트 프롤리히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했다. “이것은 새로운 세계질서입니다. 우리는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올바른 비전을 가진 올바른 사람들의 올바른 기업을 버리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것은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실수입니다.”
-2000년 4월 10일, 당시 리먼 브라더스의 투자전략가이던 제프리 M. 애플게이트는 《비즈니스 위크》에서 보다 수사학적으로 물었다. “단순히 주가가 높아졌다고 해서 오늘 주식시장이 2년 전 보다 더 위험할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그러나 정답은 ‘예’이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레이엄은 “이러한 부주의함은 벌을 안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 질문의 영원한 정답이 ‘아니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분노한 그리스 신과도 같이, 주식시장은 1990년대의 높은 수익이 일종의 신이 주신 권리와 같다고 믿었던 모든 사람들을 파멸시켰다. 랜디스, 프롤리히, 애플게이트 같은 전문 예측가들이 어떻게 항복하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랜디스의 유망주인 무선통신주식 중 가장 안정적인 노키아는 ‘겨우’67%만 하락했다. 한편, 최악의 경우인 윈스타 커뮤니케이션즈는 99.9% 하락했다.
-프롤리히가 가장 좋아하는 시스코 시스템즈와 모토롤라는 2002년 말 70%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시스코 한 종목만으로 4,000억 달러를 손해 보았는데, 이는 홍콩, 이스라엘, 쿠웨이트, 싱가포르의 연간 GDP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큰 금액이었다.
-2000년 4월, 애플게이트가 수사학적 질문을 했을 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187이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4,446이었다. 2002년 말 다우지수는 8,300 정도에서 비틀거리고 있었고 나스닥은 거의 1,300까지 하락하여 그 이전 6년간의 모든 수익을 반납하였다.
가장 뚱뚱한 자의 생존(Survival of the Fattest) 장기적으로 주식이 ‘항상’ 채권을 능가한다는 주장에는 결정적인 결함이 있다. 1871년 이전에는 신뢰할 만한 수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주식시장의 초기수익률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지수도 7개 종목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1800년 미국에는 약 300여 개의 기업이 있었다. (많은 기업이 제퍼슨 시대에 인터넷과 같은 기업이었다. 즉, 목재 수송도로와 운하 등이다.) 그중 대부분이 파산했고 투자자들은 속옷까지 홀랑 잃어버려야 했다. 그러나 주가지수는 그러한 초창기에 파산한 모든 종목들을 무시한다. 기술적으로 ‘생존 편차’라고 알려진 문제이다. 그래서 이러한 지수들은 실제 투자자들이 얻은 결과를 엄청나게 과장한다. 실제 투자가들이 정확하게 살아남은 7개 종목을 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뉴욕은행 과 J.P. 모건 체이스를 포함한 겨우 몇몇 기업만이 1970년대 이후 계속 번창해 왔다. 이러한 모든 기적적인 생존자에 반해서, ‘역사상의’ 주가지수에서 모두 생략되어 버린 the Dismal Swamp Canal Co., the Pensylvania Cultivation of Vines Co., the Snicker's Gap Turnpike Co.와 같은 수천 건의 투자 재난도 있었다. 제러미 시겔의 데이터는 1802년부터 1870년까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뒤에 주식은 연간 7.0%, 채권은 4.8%, 현금은 5.1%의 수익이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엘로이 딤슨과 그의 동료는 1871년 이전 주가수익률은 적어도 연간 2%p 정도 과대평가되었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실제 세계에서 주식은 채권이나 현금보다 더 좋지 않다. 오히려 약간 나쁠 수 있다. 주식은 현금이나 채권보다 성과가 좋다는 것을 장기 기록이 “증명”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무식한 사람이다. |
높이 날수로 깊이 떨어진다
이러한 종류의 허황된 강세론자에 대한 영원한 치료약으로서,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들에게 단순하고 회의적인 몇 가지 질문을 해보라고 역설한다. 왜 주식의 미래수익이 항상 과거의 수익과 같아야 하는가? 주식이 확실히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모든 투자자들이 믿게 되었다면, 그때 주식시장에 대한 지나친 고평가가 끝나지는 않을까? 그리고 만약 그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주식의 미래수익이 높을 수 있는가?
그레이엄의 대답은 언제나 마찬가지로 논리와 상식에 기초하고 있다. 어떤 투자자산의 가치는 당신이 지불하는 가격의 함수이고 또 항상 그래야만 한다. 1990년대 후반에 인플레이션은 희미해지고 기업수익은 급증할 것처럼 보였고 전 세계는 평화스러웠다. 그러나 어떤 가격에라도 주식을 사야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고 그럴 수도 없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꺼이 그 주식에 지불해야 하는 가격에도 역시 한계가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마이클 조던은 항상 최고의 농구선수였고 거대한 자석처럼 팬들을 시카고 경기장으로 끌어들였다. 시카고 불스는 목재 코트에서 커다란 가죽공을 튀기도록 하기 위해 조던에게 연봉으로 3,400만 달러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것이 시카고 불스가 조단에게 시즌당 3.4억 달러, 34억 달러 또는 340억 달러를 지불하는 것까지 정당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모두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그와 반대로 하게 된다. 이 장에서 그레이엄의 경고는 단순하다. 즉, “역 의 법칙으로”,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대해 장기적으로 열광하면 열광할수록, 그들이 단기적으로 잘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더욱 확실해진다. 2000년 3월 24일,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14.75조 달러로 천정을 쳤다. 경우 30개월 뒤인 2002년 10월 9일, 미국주식의 시가총액은 50%가 좀넘는 7.41조 달러가 날아간 7.34조 달러에 불과했다. 동시에 많은 시장전문가들은 심한 비관론자로 돌변해서 향후 수년간, 심지어는 수십 년간 시장수익은 0 또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시점에서 그레이엄은 한 가지 단순한 질문을 할 것이다. ‘전문가’들이 마지막으로 의견이 일치했을 때 그 전문가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틀렸는가를 생각해 보면, 도대체 현명한 투자자들이 왜 그들을 믿어야 하는가?
주식시장의 수익은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실질 성장(기업의 이익과 배당의 증가)
-물가상승에 의한 성장(경제전체의 일반적인 가격의 상승)
-투기적 성장 또는 하락(투자대중의 주식에 대한 선호도의 증가 또는 하락)
그러나 그레이엄의 접근방법에서 두 번째 가르침이 있다. 주식의 미래수익을 예상할 때,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그 예상이 틀릴 것이라는 것이다. 과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듯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유일한 진실은 “미래는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다.! 그리고 금융역사상 그러한 법칙의 귀결은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확신하는 바로 그 사람이 가장 가혹하게 시장으로부터 당한다는 것이다. 그레이엄이 그러했듯이, 예측능력에 대해서 겸손해야만 틀릴 것이 거의 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인해 너무 많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기대치를 낮추어야 한다. 그러나 용기를 잃지는 않도록 조심하라. 현명한 투자자로서 항상 희망이 계속 되살아나고 또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미래가 안 좋으면 안 좋을수록,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은 냉소주의자가 영국의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G.K. 체스터튼 Chesterton에게 말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실망할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체스터튼의 응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지요. 왜냐하면 모든 것을 즐길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