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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이 뭐예요? - 세계 협동조합 이야기
이정은 지음, 서선미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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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언니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고른 책! 개인적으로 평소 협동조합에 관심이 많은지라 흥미로운 주제였다. 아이들이 협동조합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선물하기 전에 먼저 읽어봤는데, 다양한 협동조합 사례를 각각 꼬마 주인공을 내세워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해주는 컨셉이다. 그래서 동화책 읽듯이 술술 읽힌다. 삽화랑 스토리랑 찰떡같이 어울려서 더 재미있는 듯. 이야기를 즐기면서 협동조합의 개념과 자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단순히 경제뿐 아니라 협동과 연대, 지역사회, 이웃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생각할거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 주변에 조카들이 생기고 쑥쑥 크면서 어린이 책 선물할 일이 많아졌는데, 유명 출판사 책이라고 해서 덥썩 샀다 실패한 적도 많았다. 이번에는 제대로 잘 고른 것 같아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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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정반대의 행복 - 너를 만나 시작된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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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아 기다린 에세이! 표지 너무 예쁘네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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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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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토너>는 나지막이 이어지는 긴 추도문 같았다. 고인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가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동시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게 만드는, 쉽지 않은 임무를 짊어진 추도문.

소설은 스토너의 죽음을 알리는 데서 시작해 그의 인생 궤적을 차근차근 좇다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으로 끝맺는다. 소설 속 스토너의 삶을 한 줄로 요약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농부의 아들 스토너는 1891년에 태어나 미주리 대학에서 38년 간 영문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1956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간결한 삶이다. 하지만 사망 진단서와 재직 증명서만 떼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로는 그가 생전에 어떤 인물이었는지 파악하기에 충분치 않다. 작가는 한 사람의 생애는 결코 한 줄로 요약될 수 없음을 증명하려는 듯이, 스토너가 살면서 겪은 일들을 392쪽에 걸쳐 성실하게 묘사해 겹겹이 쌓아올린다. 스토너의 가족사, 스토너의 교우 관계, 스토너의 연애, 스토너의 결혼 생활, 스토너가 일군 작은 승리, 스토너에게 닥친 시련, 스토너의 정열, 스토너의 발병, 그리고 스토너의 죽음까지. 성실한 관찰자인 작가 덕분에 스토너의 모습은 차츰 또렷해진다. 키 크고 깡마르고 어깨가 구부정한 이 평범한 사내가 긴 시간 동안 그의 어깨를 구부리고도 남을 삶의 무게를 묵묵히 감당해 왔음을 알게 된다.

나는 스토너가 인생의 고비마다 마주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읽으며 그를 응원하고, 설득하고, 그와 함께 슬퍼하고, 체념하고, 때로는 함께 기뻐하다가 마침내 스토너가 세상을 등지는 순간 슬픔과 애도의 눈물을 쏟고 말았다. 소설의 첫머리에서 그의 부고를 무덤덤하게 읽어내려간 사실이 무안할 만큼 엉엉. 죽음이 스토너에게서 어떤 삶을 앗아갔는지를 알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부고를 현상으로서의 죽음이 아니라 상실로서의 죽음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스토너>는 세상의 그 어떤 죽음도 무덤덤하게 잊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덤덤히 증명하는 소설이다. 한 줄짜리 부고 기사로도 남지 않을 평범한 죽음들에 앞서, 평범하지만 존중받아 마땅한 인생들이 존재했음을 상기시키는 소설. 연신 눈을 훔쳐 눈물범벅이 된 손으로 책장을 덮었다. 추도문 낭독과 추모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 아무것도 아닌 삶을 살다 아무것도 아닌 죽음을 맞이할 또 다른 스토너들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일이 내 몫으로 남은 듯하다. 그 전에, 스토너를 낳은 두 분의 스토너에 대해 생각한다. 해가 갈수록 척박해지기만 하는 땅을 일구는 일에 평생을 바친 부부. 소설 속에 짤막하게 언급된 그들의 인생과 죽음을 여기에 옮겨 적는다.


아버지는 서른 살 때 이미 쉰 살처럼 보였다. 노동으로 인해 몸이 구부정해진 아버지는 아무 희망 없는 눈으로 식구들을 근근이 먹여 살리는 척박한 땅을 지긋이 바라보곤 했다. 어머니는 삶을 인내했다. 마치 생애 전체가 반드시 참아내야 하는 긴 한 순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제 두 분은 평생을 바친 땅 속에 누워 있었다. 땅은 앞으로 서서히 두 분을 자기 것으로 만들 것이다. 습기와 부패의 기운이 두 분의 시신이 담긴 소나무 상자를 서서히 침범해서 두 분의 몸을 건드라다가, 마침내 두 분의 마지막 흔적까지 모조리 먹어치울 것이다. 그렇게 해서 두 분은 이미 오래전에 자신을 바쳤던 이 고집스러운 땅의 무의미한 일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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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라이스 잼잼 컬러링북 - 함께 완성하는
조경규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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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워서 색칠을 못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선만 보고 있어도 군침이 돌아요!ㅎㅎ 초판 한정 포스터도 정말 예쁘고요. 하나씩 칠할 때마다 그 음식을 사먹게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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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귀 가죽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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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결심한 가난한 젊은 귀족 라파엘은  강물에 몸을 던지기 가장 좋은 때인 밤을 기다리다 한 골동품 상점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 주인이 건넨 자그마한 '나귀가죽' 조각을 받아든다. 그 우둘투둘한 표피 위에는 아랍어로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원하라, 그러면 그대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대의 소망은 그대의 목숨으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대의 목숨이 여기 들어있다. 매번 그대가 원할 때마다 나도 줄어들고 그대의 살 날도 줄어들 것이다."

  

라파엘이 이 나귀가죽을 받음으로써 그의 자살은 연장되었다. 이제 그는 나귀가죽이 사라질 때까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으며 나귀가죽이 소멸되는 순간 비로소 죽을 것이다. 

삶을 포기한 자의 허탈한 심정으로 외쳐댄 이런저런 소망들이 거짓말처럼 차례로 이루어지고, 라파엘은 순식간에 600만 프랑이 넘는 유산을 상속받은 부자가 된다. 이제 라파엘은 살고 싶다. 그러나 삶을 향한 집착이 심해질수록 그는 세상에 고립되고, 오히려 삶과 멀어진다. 점점 줄어가는 나귀가죽을 붙잡기 위해 동물학, 기계역학, 화학, 의학 등 최신 과학의 힘을 빌어보고, 또 자연의 품에 숨어보기도 하며 살기 위해 발버둥쳐보지만 라파엘은 결국 나귀가죽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문학동네>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발자크의 장편소설 나귀가죽(문학동네,2009)은 이처럼 나귀가죽이라는 기이한 물건이 발휘하는 신비한 능력을 통해 인간의 삶과 욕망, 그리고 죽음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나귀가죽은 욕망이다. 부를 원하면 돈을, 사랑을 원하면 여자를 내어준다. 또한 나귀가죽은 죽음이다. 욕망을 채워준 댓가로 이 요망한 물건은 주인의 목숨을 가차없이 소진시킨다. 자신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그 작은 조각 앞에 라파엘은 무너지고, 결국 나귀가죽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세상은 우리에게 생명을 내어주고는 어서 삶을 살아내라고 부추긴다. 그렇지만 삶을 향한 질주의 끝은 죽음이다. 이렇듯 삶과 죽음 사이를 질주하게 만드는 힘, 바로 욕망이다. 더 잘 먹고, 더 잘 살고, 더 사랑하고, 더 행복하고 싶은 우리의 하루하루는 원(願)함과 행(行)함으로 채워진다. 이러한 바람 없이는 삶이 지속될 수가 없다. 식욕도 수면욕도 없는 사람은 죽을 것이요, 성욕 없이는 자손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삶을 향한 건강한 욕망들은 우리를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든다. 그러나 과도한 욕망은 정신을 피폐하게 하고 의식을 흐려놓아 저 라파엘의 경우처럼 소중한 삶을 무의미하게 앗아갈 뿐이다.

  

라파엘처럼 나귀가죽을 손에 꼭 쥐고 있지 않아도, 우리 안의 나귀가죽은 이미 작동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추구하는 소망들이 과연 삶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필요한 탐욕을 뒤쫓느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은 우리에게 자신의 나귀가죽 조각을 유심히 들여다 볼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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