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 범우문고 163
윤형두 지음 / 범우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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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서적 전시회 때 샀다.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서 보자마자, 내용도 보지 않고 구입했다. 나 또한 책을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이 작은 책을 통해 많은 도전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 아마 범우문고 시리즈의 저렴함도 책구입의 신중함을 잊게 한 이유 중의 하나이리라. 꼭 책이 비싸지 않아서가 아니라, 범우문고 시리즈는 한결같이 주옥같은 작품인지라 믿고 살 수 있기도 하다. 단 돈 2,000원에 법정스님의 <무소유> F. 베이컨의 <수상록>,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등의 책을 구입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이 범우문고 시리즈는 정말 '주머니 속의 내 친구'다.

<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는 범우문고 시리즈 163번이다. 책과 더불어 살아 온 출판인 윤형두 씨의 책에 관한 에세이다. 갓 출간한 신간을 손에 들고서 한없는 환희에 젖는다는 저자. 푸른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퍼득거리는 생선같은 신선함을 느낀다는 저자의 말에서 그의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당나라 때의 시인 두자미(杜子美)는 '남아수독오거서'라고 하여, 사내라면 다섯 수레의 책은 읽어야 한다고 독서를 권장하였다. 자, 나도 이제 '남아수독오거서'를 가슴에 새기자.

책과 함께 하는 인생은 즐겁다. 서점에 들러 책장마다 꽂혀 있는 책을 보고 있노라면 방대한 지식의 세계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곧 나는 겸손함을 가지게 된다. 내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때는 적절한 충고와 조언으로 나를 구원해 주기도 한다. 지식의 깨달음을 통한 만족을 주기도 한다. 몽테뉴는 자기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3가지의 교제가 있는데, 친구간의 우정, 이성과의 연애, 마지막으로 책과의 교제인 독서가 그 것이라고 했다. 자, 나는 멋지게 이 3가지 교제를 이루어가리라!

저자는 한 평생 책 모으고, 글쓰고, 책만들기를 하며 살았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독서의 소중함을 느껴본다. 독서가가 되어 유수같은 말을 하며, 깊은 사색에서 흘러나온 분별력있는 선한 행동만을 하고 싶다. 책과 벗하며 정직한 사람, 지성의 사람이 되고 싶다.

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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