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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緣愛)
서민선 지음 / 머메이드 / 2024년 2월
평점 :
이 책 <연애>은 인연이 맺어 준 사랑! 아흔 살 시어머니에 대한 사십 대 며느리의 일기이자 어머니께 띄우는 고백 편지입니다. 저자는 서른 살에 결혼하여 딸 다섯, 아들 둘인 가족의 막내며느리가 되어 75세 시어머니를 만나고 나이 많은 어머니의 진솔한 말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쓰는 동안 92세가 되신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책 <연애>에 담았습니다.
"쓰고 싶은 나를 진짜 쓰게 한 것은, 어머니에 대한 나의 단상들이었다. 그래서 난 내 어머니를 '나의 뮤즈'라 부른다. 한 줄 두 줄 쓰다 보니 글이 되었고, 글이 모이니 그걸 책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걸 영영 남기고 싶어졌다. (p.45)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 순간 저자는 본인을 바라보게 됩니다. 힘들고 서운하기도 했던 며느리로서의 삶, 그 복잡한 감정과 생각을 풀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하여 깨달은 것이 '어머니에 대한 나의 마음'이라고 해요.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 속에서 힘든 점만 기억하는 게 아닌 어머니와의 다정했던 순간들이 떠오르고 나이가 점점 들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애틋한 마음이 생깁니다.
"그때 생각했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지혜가 있다. 학교에서 얻은 배움과 또 다른 지혜를 따르다 보면, 인생의 질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80이 넘은 어머니께서는 그걸 몸소 가르쳐 주신다. 그때부터 나는, 내 어머니를 좋아하게 됐다." (p.123)
감자를 캐고 묘목을 심는 소일을 하러 다니시는 어머니는 일당을 한 달에 한 번 모아 받으며 그것을 하루하루 동그라미로 기록하고 본인만의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글도 모르시는 어머니가 조그만 동그라미를 줄마다 빼곡히 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지내는 모습을 봅니다. 저자는 어머니를 통해 이런 지혜를 알게 되며 어머니를 좋아하게 되고, 이런 어머니의 작은 흔적들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가족애가 느껴져서 뭉클합니다.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젊은 친정엄마가 있어 줘서 고맙다고, 아들을 낳아 줘서 고맙다고, 똑똑한 며느리여서 예쁘다고, 어버이날에 와줘서 고맙다고, 복날에 삼계탕 사 줘서 고맙다고, 손가락이 길어서 예쁘다고, 애미는 손이 참 예쁘다고, 그렇게 제가 노력하지 않은 그냥저냥 저인 제모습을 예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p.231)
이 글 보면서 어머니께서 많이 표현해 주시고 예뻐해 주신 게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했어요. 저자가 사소한 것에서 어머니께 사랑받는 마음을 적어둔 것들이, 며느리라면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그냥 좋아 보입니다. 평소에 하던 행동들에서 서로 감동하고 감동받으며 지내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가족의 이해와 사랑을 통해 공감하고 서로를 아끼고 감싸는 마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늘 그 자리에서 사랑하며 사랑받고 있었던 깨달음을 알게 된 내용이 뭉클하고 공감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