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바람의 화원 1,2 /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펴냄

 

팩션이라는 쟝르의 책을 읽을 때마다 궁금해 지는 것 중의 하나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궁금증은 잘 쓰여진 작품일수록 더욱 심하게 일어나는 듯 하다.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이라는 조선 후기의 걸출한 화가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책이야 말로 그러한

예로써 가장 적합한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림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나같은 사람도 단원 과 혜원의 명성은 결코 낯설지가 않다.

특별한 감식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두 사람의 그림은 보는 순간 '아 이거 누구의 그림이다'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독특한 작품관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학창시절 배운 교과서의 영향또한 클것이다.

단원 김홍도에 대해서는 김탁환의 소설에서 먼저 접할수 있었다.

단순히 조선후기 최고의 천재 화가가 아닌,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 이자 행동가였던 그의 삶을 좀더 자세히

만나게 된 것 또한 무척 유쾌한 시간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중의 한 가지는 책에 수록되어 있는 단원 과 혜원의 그림들이다.

총 34점의 그림들은 이미 우리에게 낯 익은 작품들도 있지만, 마치 이 책을 위해 특별히 그려진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작품의 내용과 기가 막히게 융합되어 있다.

유명 화가의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는 책 들을 종종 접한 적이 있다.

그림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나로써는 작품의 이해는 커녕 책의 내용과 동떨어진 듯한 심한 괴리감을 느꼈던 적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 작품 한 편 한 편을  감상하는 맛 또한 일품이면서

책의 흐름에 결코 역행하지 않은채 .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각가의 그림에 따른 설명들이 자칫  전문서적처럼 딱딱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그림에 숨어있는 절묘한 장치들까지 세세하게 설명을 하여 읽은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우리의 그림이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진것이 처음이라고 말할수 있을 정도이다.

작가의 뛰어난 그림 해석 능력이 돋보인다.

 

역사적으로는 단원과 혜원에대한 언급이 아주 미비하다고 한다.

달랑 2줄 밖에 언급되지 않은 글과, 두 천재화가의 그림만을 가지고 이렇게 멋들어진 작품을 만들어 냃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작품속에 등장하는 천재 만큼이나 이정명이라는 작가의 상상력도 결코 뒤 떨어지지

않는 천재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스승과 제자, 화가대 화가, 인간대 인간이라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함으로써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하는 묘한 긴장감을 주고 있다.

한 편의 그림이 등장하면 또 한번의 반전이 일어날 정도로 잘 짜 맞추어진 아주 탄탄한 작품이다.

더불어 단원과 혜원의 그림을 비교하면서 볼수 있는 재미또한 이 책의 흥미를 배가 시켰고,

가독성 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수작(秀作)이라고 할수 있다.

다만, 초판 본이라는 특수성으로는 결코 애교로 넘길수 없는 많은 오,탈자가 있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점

이었다.

마치 김홍도의 씨름이라는 그림에 나타난 작은 오류처럼 ^^

 

 

- 책에서

홍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윤복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그리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리움을 부르지요.

문득 얼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립고, 산 그림을 보면 그 산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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