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정서와 상상력이 있는 책

세상에서 가장 큰 가마솥 ㅣ 느림보 그림책 40
김규택 글.그림 / 느림보 / 2012년 10월

"세상에서 가장 큰 가마솥" 은 제목부터 밤톨이의 흥미를 자극했던 책이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을 대강 알고 있었기에, 설정 자체가 참 기발하고 상상력을 자극 하는 내용인지라 밤톨이에게 읽혀보고 싶었고.

"엄마, 이 큰 그림이 가마솥이예요? 사람보다 훨씬 훨씬 큰대요? " 하면서 표지를 보더니 눈이 동그래지더라는..

새로운 책을 가져다 주었을때 이렇게 스스로 궁금해하고, 질문을 하면 참 흐뭇하다.

뭔가 내 의도와 맞아떨어지는 느낌때문일까?

ㅋㅋㅋㅋㅋ

이 책에서 나오는 마을 어른들은 티격태격 다투기만 한다.

농사는 지을 생각도 하지않고 계속 다투고, 배고픈 아이가 팥죽이 먹고 싶다는대도 들은체 만체.

그러다가 마을에 큰 괴물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잡아먹으려고 한다.

그러자 아이들은 "동짓날까지 기다려주면" 맛있는 팥죽을 주겠다고한다.

그렇게 괴물은 돌아가고 , 마을 사람들에게는 괴물이 배불리 먹을만큼 어마어마한 팥죽을 만들어야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다투기만하고, 아이들이 나서서 씨를 뿌리고, 팥을 거두느리 분주하다.

큰 가마솥을 만드느라 요강을 가져오고, 냄비를 가져오고.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다투기만 하던 어른들도 가마솥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그 큰 가마솥에 불을 붙이고 팥죽을 쑤기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가마솥" 에서 보여주는 상상력의 정점은 큰 가마솥에 있는 팥죽을 젓기 위해 사람들이 배를 띄우고

같이 노를 저어가며 팥죽이 눌어붙지 않게 하는 장면이다.

다함께 맛난 팥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간을 보면서 더 이상 티격태격하는 어른들도 없고,

이제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림이나 묘사가 참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져서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햇다.

그림을 그린 종이 자체가 한지라서, 한지로 그린 그림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

김홍도의 민화를 보는것처럼 익살스러우면서도, 생상하게 살아있는 인물의 표정이나 동작들.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맛있는 음식을 통해 화합을 이뤄가는 내용도 참 맘에 들고 말이다.

밤톨이도 읽으면서 "엄마, 어른들이 싸우기만 하다가 결국엔 열심히 힘을 합쳐요" 하고 말했다.

그래...어른들이.... 싸우기만 하는거... 책에서만 그런건 아니란다.

그러니 참 부끄러운 일이지....

ㅋㅋㅋㅋ

한국적인 정서와 느낌이 살아있는 동화책 " 세상에서 가장 큰 가마솥".

아이의 상상력도 자극하고, 나에게도 새로운 느낌을 주었던 동화책이다.

공룡에 대한 모든것!

어린이 첫 지식백과 : 공룡 ㅣ 내셔널 지오그래픽 어린이 첫 지식백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글.사진, 손수연 옮김 / 키움 / 2012년 8월

밤톨이가 읽는 동화책이나 역사책을 보면서 나는 내가 몰랐던 것들을 참 많이 알게 되고는 한다.

특히 아이가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독서의 수준이 높아지고, 관심사가 다양해지면서부터는 더더욱 그렇다.

사실 나는 어렸을때 동물, 특히 공룡에 대한 관심은 거의 전무했더 아이였다.

그런데 요즘은 공룡관련 책도 워낙 다양하게 나오고, 남자아이라 그런지 밤톨이는 공룡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한반도의 공룡 점박이 영화는 직접 극장가서 보기도 하고, 3D 화면 가득한 공룡을 보면서

나에게 막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는...

3D를 보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배경과 공룡 그림.

그리고 공룡 백과 사전답게 각 공룡의 특징과 먹이, 살던시대적 배경까지 다 나와있다.

밤톨이는 유치원 다녀와서 이 책을 보더니 100페이지를 넘는 이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읽으면서 이 공룡은 전에 알던 거다, 이 공룡은 이름이 재밌다, 이거랑 다른거랑 모양이 비슷한데 여기가 다르다..

이렇게 열심히 나한테 설명도 해주고, 중얼중얼 떠들기도 하고 ..

공룡을 크기순으로 분류하여 차례로 설명해놓았는데 크기를 이렇게 순서대로 분류해놓으니

제일 큰공룡은 무엇이고 작은 공룡은 무엇인지도 한눈에 알아보기 쉬워보인다.

그리고 백과사전 답게 이렇게 친절한 색인목록도 있고.

궁금한게 있을때는 이렇게 맨 뒤로 가서 색인을 찾아보면 되니까 진정한 공룡 백과사전 ^^

아직 백과사전을 전집으로 접하기엔 조금 이른 나이라 싶어 구입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공룡백과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앉은 자리에서 다 읽는것을 보니 관심분야에 관련된 백과사전을 조금씩 도서관에서 빌려다 접하게 해주는것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용한 것이 나쁜것은 아니다.

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콰이어트"(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이 책은 그 제목만으로도 정말 읽고 싶은 생각이 드는, 마구 끌리는 그런 책이었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은 외향적이라기 보다는 내성적인 성향이 강하고,

어쩌면 조금은 조용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남들이 보는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종종 나는 놀라곤 한다.

물론 사람들도 내가 나 스스로를 조용한 사람이라고 여긴다는것에 어이없어 하기도 하고..

그런 괴리감은 어디서 발생하는가.. 또 사람들은 왜 나를 "적극적이고, 말하기 좋아하고 외향적인 사람"으로 보게 되었는가..

그런 것들이 늘 궁금했던 나였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나는 소극적이고 나서는걸 안좋아해서 엄마께서 일부러 심부름을 나에게만 시키며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말을 잘하는 아이가 되기를, 보다 적극적인 아이가 되기를 원하셨었다.

그런 바람과 나름의 육아법이 통했는지는 몰라도 이상한 일은 초등학교 입학때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소극적이고 나서는걸 안좋아한다는 애가 반장, 부반장등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했으며,

교탁 앞에서 서서 말을 좔좔...해대기 시작했던 거다.

음치임에도 노래를 시키면 꿋꿋하게 부르곤 했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건 내 성격이 바뀌거 했던건 아니었던것 같다.

그저 나는 "생존전략"으로서의 "외향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른다.

워낙 눈치가 빨랐고, 지는게 싫었던 나는 그저 지지 않기 위해서 , 또 이렇게해야 살아남는다는 생존본능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했었고, 그 결과 학원강사라는 직업까지 갖게 되었던 거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아니 이 책에 있는 내용처럼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과 성향이 옳고 그름의 잣대에 놓여서는 안된다는 말을

누군가 내게 해줬더라면... 그냥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잘 살아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나는 지금 일곱살 아들을 둔 엄마이고, 내년이면 초등학생의 학부형이 된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바는,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 받아들여주자라는 거다.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아이라면 그것을 살려주면 될것이고

조용하고 내향적인 성향이면 또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분명히 존재하니까 말이다.

창의성과 그 결과물이 언제나 팀워트나 대화, 소통을 통해서만 나오는것은 아니라는걸

이 책은 여기저기서 강조하고 그 실례를 보여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조용히, 그러나 꾸준하고 강하게 세상을 살아나가는 방법.

내성적인 사람들의 powerful lifef는 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 아이가 보다 적극적이지 못해서 걱정이 될때마다,

혹은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때마다 콰이어트를 읽으며 다시한번 위안을 삼고,

성격이란 좋고 나쁨으로 판단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림속으로의 여행

미술관에서 생긴 일 ㅣ 지그재그 24
막달레나 기라오 쥘리앙 지음, 이서용 옮김, 엘사 위에 그림 / 개암나무 / 2012년 9월

"미술관에서 생긴 일" 은 미술관에서 그림을 관람하는것이 지루하다고 여겼던 소녀와 소년의 그림속 모험을 그린 동화책이다.

엄마와 함께 미술관에 왔던 소녀는 한 그림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그 그림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고,

뒤이어 소녀는 "심심하면 이리로 와" 하며 고양이, 새, 소년을 차례로 그림속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미술관 폐관시간이 되자 관리인 아저씨는 미술관의 모든 불을 다 꺼버린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그림속으로 들어가는 관리인 아저씨.

"우리 다 함께 모험을 떠나자~~ 어디로 갈까?" 하며 소년, 소녀와 동물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소녀의 말대로 "타히티"로 가게 되고 유명한 그림 "타히티의 여인들"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다시 되돌아오는 것으로 미술관에서 생긴일은 끝난다.

사실 나도 미술관 관람이나 박물관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다.

어른이 된 지금도 꼭 보고 싶었던 그림이나 회화전외에는 전시회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고.

엄마인 나도 그런 성향을 갖고 있으면서, 내 아이에게는 즐거운 미술관, 박물관의 기억을 심어주기란 참 어려운 일...

그래서 이 책을 같이 읽어보고 싶었다.

밤톨이는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쇼파에 앉아서 이 책을 쭈욱 읽어내려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 정말로 이렇게 미술관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갔으면 참 재밌겟는데..." ...

아무래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하고 활동하는 전시회가 아직은 더 즐거운 아들.

하지만 언젠가는 즐거운 미술관과 전시회에 대한 기억도 가질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속의 모험이 조금은 급작스럽고 짧게 끝나버려서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든다.

타히티의 여인들을 만나고 나서 잠시 뛰어놀다 돌아와버려서 아쉬운..

보다 다양한 그림속으로의 여행이 펼쳐졌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즐깨감과 함꼐 즐거운 수학

1학년에는 즐깨감 규칙성과 문제해결 - 창의영재수학 + 교과사고력 ㅣ 즐깨감 수학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지음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2년 9월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밤톨이.

이제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아 살짝 조급한 맘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조급한 마음이 든다고 해도 아이에게 무리해서 뭔가를 시칸다는건 좀 내키지 않는 일.

아무리 좋은 공부라고 해도 아이가 즐거워 하지 않으면,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그만큼의 효과는 커녕 역효과만 불러 일으키고

엄마는 스트레스만 잔뜩 받게 된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 터라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의 진도나, 조급한 마음은 살짝 접어두고 그냥 늘 해오던 대로 하루에 두장 정도의 수학과 한글 정도만 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몇년째 우리가 계속 해오는 그냥 작은 습관 같은것.

그러던 중 만나게 되었던 "즐꺠감 도형" 편.

조금은 두껍고 커보이는 책의 판형에 조금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밤톨이는 스스로 그 책을 꺼내와서

내가 말리는데도 몇장이고 하며 즐거워했더랬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 수학공부가 이렇게 재밌는거였어요? 저 이 도형책 하고 싶은 만큼 다 해도 되요?" ..

그래서 이번에 "즐깨감 시리즈" 중 "1학년에는 규칙성과 문제해결"편도 큰 기대를 갖고 받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대 만족~!!

와이즈만 북스의 수학책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가 점점 커지는듯 하다.

사실 기존에 하고 있던 기탄 수학만으로도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싶어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3장에서 1장까지 진도를 조절해오고 있었는데

거기에 "와이즈만 규칙성과 문제해결"까지 하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나의 쓸데없는 걱정.

이 책을 보자마자 "어? 이 책..도형 나왔던 책이랑 비슷하게 생겼네요."하면서 쭈욱 훑어보더니

"엄마, 이 책도 재밌을거 같아요" 하면서 원하는 페이지를 골라서 혼자서 해나가기 시작하는 밤톨이.

그렇게 이번 "1학년에는 규칙성과 문제헤결" 편도 수학에 대한 즐거운 기억을 심어줄 수 있어서 좋았다.

"즐깨감 시리즈"는 아이에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좋은 것 같다.

또, 도형이나 규칙성과 같은 수학적인 지식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차곡차곡 쌓아간다는 점에서 더 없이 좋은 교재인것 같고.

"즐깨감 시리즈" 를 통해 즐거운 수학을 경험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