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때 읽으려고 산 책. 하지만 책이 도착한 지 이틀만에 읽어버렸다. 가스렌지 약불에 서서히 물이 끓어오르는 것처럼, 책에 담긴 감정이 조용히 가슴에 차올랐다. 과연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생각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은 애초부터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충격을 받고 흐느껴 울다가 쓰러지는 그런 폭풍 같은 감정의 회오리 바람이 아니다. 함께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다가 함께한 사람은 그 사람이 내려야 할 정거장에서 내리고 남겨진 사람은 홀로 버스를 타고 가는 것처럼, 담담하게 아내를 보내고 난 후에, 저자의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다음에 또 같이 삽시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했다. 아니, 다 읽어버리기가 너무 아쉬워서 마지막 이야기를 남겨두었다. 읽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 책이다. 오늘은 괜히 아내 어깨를 주물러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