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이론과 실천
마이클 프리먼 지음, 김철효 옮김 / 아르케 / 200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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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 4분의 3정도 읽었는데요, 이렇게 좋은 책이 아직 리뷰가 없다는 사실에

괜히 분개하며...^^; 제가 몇자 적어봅니다.

인권 분야의 다른 책과 비교해보자면...

미셸린 이샤이 '세계인권사상사' vs 마이클 프리먼 '인권: 이론과 실천'

전자는 인권이라는 개념이 고대에서부터 있어왔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각 문화권의 종교에 담겨있는 인권사상부터 다루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각 시대별 인권사상들을 소개합니다. 인권담론 내부의 소리보다는 인권이란 무엇인가, 인권 사상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모습을 갖추어왔는가를 주로 알 수 있습니다.

후자는 인권이 2차대전 이후부터 집중적으로 논의되어온 주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인권의 세부분야별로 학자들이 어떠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혹은 그들 논리의 한계는 무엇이었는지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주로 다룹니다.

저는 전자를 먼저 읽은 후 후자를 읽었는데 순서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먼저 개괄적으로 쫙 훑어주고,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다양한 인권이론들을 접하고 그것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게 되니 비교적 정리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두 책의 공통점은 번역이 아주 잘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번역이 엉망이면 읽을 맛이 떨어지는데 두 책은 짜증스러운 번역어투도 없고 문장도 간결해서 읽기에 좋습니다.

[인권: 이론과 실천] 중에서...

아쉬운 점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한 사람의 이론만 집중적으로 나오는 데가 있습니다. 특히 4장 인권의 이론 부분은 도널리의 이론이 너무 많이 나와요. '차라리 이 부분은 도널리한테 쓰라고 하지'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저자가 사람인 이상 어느 부분에서 한 사람에게 치우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도널리가 인권학 내에서 학문적인 영향력이 엄청 큰 사람이라 그런건가, 싶은 의문도 드는데 그건 앞으로 인권공부를 더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요.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

서로다른 인권개념이 충돌하면 어떻게 하나, 궁금했었는데 그런 예가 생각보다 많더군요. 제가 궁금했던 건 사람들이 티벳사람들의 문화를 지켜줘야 한다고 하면서 그들을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놔둬야 한다고 할 때 그 공동체 내에서 인권침해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어떡하나, 하는 거였어요. 소위 문화적 권리와 경제,여성의 권리가 충돌을 하게 되는 건데...책을 읽으면서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절대선이라고 믿고 있던 문화상대주의에 대한 (저에게는) 신선한 접근도 좋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문화상대주의란 자문화우월주의와 반대되며 타문화를 배려하는 매우 바람직한 사상이라고 배웠는데 이게 인권과 연결되니까 꼭 좋은것만도 아니네요. 이 책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이 모든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권침해를 인정하는 문화는 그것이 단지 문화라는 이유만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보편적 인권에 부합하지 않는문화가 어떤 측면에서는 가치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문화상대주의를 근거로 인권의 보편주의 전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인권을 지지하면서 이누건을 침해하는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모순이다. 따라서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특정한 문화 혹은 최소한 특정한 문화의 특정한 측면은 존중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

인권운동을 하거나 인권학을 공부하신 분들에게

인권운동 하시는 분들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인권담론도 부재하고 인권에 관한 책도 너무 없다고 하시는데 저는 아직까지는 부족한 줄 모르고 사서 읽고 있습니다. 물론 얼마 안 가 한계를 느끼고 외국의 서적들을 기웃거리게 되겠지요? 인권학을 독학하면서, 출판계나 인터넷 서점에서 크게 입소문 나진 않았지만 정말 질 좋고 열심히 만든 흔적이 보이는 책들을 발견하면서 기분 좋았습니다. 그만큼 열정과 진정성을 가지고 연구하고 책을 쓰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책들 많이 읽고 언젠가는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저같은 사람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좋은 책 많이 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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