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김훈선생님의 글은 좀 치열한 삶의 공방이 있다고 할까? 글을 읽다 보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사실적인 묘사들이 무겁게만 느껴진 적이 있다. 다른 분들의 수려한 수식어도, 미사여구도 별로 없는 글들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평범한 독자인 나로서는 그 이유를 당연히 알 수가 없었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기자출신으로 사실들을 정확하게 묘사하신다. 문학적이면서도 과학적인 글을 쓰신다고 할까? 우리말 글의 약점 또한 정확하게 알고 계시고 사용하는데 주의하고 계신다고 했다. 즉 '꽃이 피었다' 와 '꽃은 피었다'의 글의 차이는 천지차이가 있다고 한다. 사실과 주관적 의견의 차이라고 할까? 이런 사실과 의견의 뒤죽박죽이 언어의 소통이 아닌 말을 하되 오히려 소통이 단절되는 것이라고 하신다 p135

 

지난 촛불시위 때의 글들에서 개인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의견인지 사실인지 정말 모호하고 사람을 향한 독약에 가까운 언어들이 너무 싫었다. 오히려 소통을 시도하기가 싫었다. 그 이유가 바로 우리글의 그 모호함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김훈선생님의 글쓰기에 대해서 글의 철학에 대해서 잘 배울 수가 있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한 학기 강의를 수강한 것 같은 말과 글에 대한 저자의 지식과 올바를 우리말 글쓰기에 대한 좋은 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분의 삶의 흔적뿐 아니라 강의 녹취내용도 있고, 인터뷰도 있으면 저자의 서문과 수상 소감 등이 수록되어 있어서 다양한 내용의 담론들을 읽을 수가 있다. 앞부분에서 그분의 글에 대한 지식을 배워 쓰는 실습 같은 그런 느낌.

 

작가로서의 저작을 위한 치밀한 역사적 고찰과 지나온 삶에 대한 사실적인 글들을 읽다 보면 김훈 선생님의 그 힘있는 글들의 원천을 느낄 수가 있다. 만일 독자들이 이 에세이를 읽고 다시 그분의 저작들을 읽는다면 또 한번의 다른 느낌과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다시 한번 저자의 소설을 읽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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