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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두행숙 옮김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전직외과의사가 동년배인 바이오 사이버네스틱의 연구의 대가인 과학자와 동행하면서 주인공의 딸인 레아의 바이올린에 대한 천재성을 발견하고 이것을 개발해주는 과정 가운데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회고 형식을 빌려서 이야기를 전개 하고 있다.
만일 나의 자녀가 그런 천재성을 보인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아버지도 천재과학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지만,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자녀의 양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면서 통제되어지지 않고, 사회와 소통되어지지 않은 고립된 가운데서 레아는 점차 자신의 재능에 매몰되고 만다.
바이오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은 어떤 시스템이 자신을 올바르게 통제하는 정보들을 어떻게 얻고 자신을 조절해 가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주인공인 과학자는 레아의 천재성을 자신의 헌신과 개인 교습 스승을 통해서 발전시키려 한다. 그러나 기계와 사람은 다른 것 일까? 사람은 그 내면의 통제력이 단 시일 내에 완성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초기에 딸과 아버지는 바이올린이란 재능을 통해서 가까워지는 듯싶더니, 딸의 광적인 열정과 개인스승인 마리의 성취욕과 아버지의 헌신, 자신의 예고된 파멸을 알면서도 딸의 고가 바이올린을 사주기로 선택함으로 위험한 도박의 길로 나아 간다.
저자가 심리학자이어서인지 그 내면의 치열한 싸움들과 광기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가 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주변과의 소통의 단절로 인해서 소진되고 있는지? 그것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천재성이라는 것이 과연 행복의 열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결국 그들이 다다른 곳은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다.
과학자인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도박에서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 것 같다. 그와 그의 딸의 주변 모든 것 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서부터 그 생애의 흐름과 정보의 소통이 틀어졌을까?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했던 그 과학적 성취에 비추어볼 때 그 결말의 선택은 너무 안타깝다.
처음부터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는 주인공의 삶의 궤적들이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안타까움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가시고시와 같이 조금씩 죽어가는 부정을 이 소설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고립된 인간성의 종착역 같은 아쉬움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