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책할까요 - 내 인생에 들어온 네 마리 강아지
임정아 지음, 낭소(이은혜) 그림 / 한길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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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와 평생을 함께한 네 마리 강아지 까미, 바람이, 샘이, 별이의 이야기다. 까미가 새끼 강아지였던 1990년부터 세상을 떠난 2002년까지 13년, 그리고 바람이와 샘이가 내 곁에서 평생을 살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2015년까지 16년, 그 후로 외롭게 홀로 남은 별이까지 30여 년에 걸친 네 마리 강아지 이야기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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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동반자 반려동물. 외로움을 덜어내 주고 기쁨을 채워주는 나의 진정한 친구.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고, 우리가 웃고 울 때 그들은 옆에 앉아 우리의 감정을 보듬어준다. 이 책의 작가도 인생의 절반을 넘게 이 동물 친구들과 함께했다. 오히려 그들이 없는 삶이 더욱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첫 동반자이자 인간 이상의 선함을 보여준 까미, 그리고 눈이 먼 바람이, 여왕님 같았던 샘이, 그리고 샘이와 바람이의 자식인 별이. 작가의 30년이란 긴 시간을 차지한 그 강아지들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리고 3마리를 떠나 보내며 느낀 상실감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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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애들이 어렸을 때 저한테 기쁨과 위로를 주었어요. 이젠 제가 돌볼 차례죠. 키우던 강아지가 늙고 병들었다고 버리고 새로 사면, 새로 들인 애들은요? 그 아이들은 늙거나 병들지 않나요?” 늙고 병들었다고 개를 버리는 것은 늙은 우리 개들뿐 아니라 생명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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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기 때문에 한없이 선할 수 있고, 인간이기 때문에 한없이 악독할 수 있다. 사람은 강아지를 더 이상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쉽게 떠넘겨버리고, 혹은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는 강아지들이 자신에게 준 사랑만큼 그 아이들의 남은 여생을 사랑으로 보답해주려고 한다. 동물병원에서 쉽게 처리할 수 있는데도, 죽은 남동생 옆자리에 바람이의 시신을 묻는 작가님은 그 분이 얼마나 그 동물 가족들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을 떠나 보내고 난 뒤 아픈 마음을 치유하기도 짧은 시간이었을 텐데, 작가는 그들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보고자 했다. 상실은 또 한번 그들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는 인생의 비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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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한 마리 푸들과 산다. 작가님이 키우던 토이 푸들과 같은 종인 ‘코코’다. 약 6년전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던 난, 외삼촌이 키우던 강아지가 새끼를 낳자 얼른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코코는 우리 가족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존재였다. 수험공부를 하고 집에 늦게 들어온 날 제일 처음 반기던 가족은 코코였다. 또한 혼자 계신 시간이 많았던 어머니에게 좋은 친구가 된 것도 코코였다. 코코는 우리 가족에게 기쁨을 준 한 명의 구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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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키웠던 탓일까? 우리 가족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재주가 부족했다. 덕분에 코코는 상당히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가 되었다. 좋게 반기다가 갑자기 이빨을 보일 때도 있고 가까이 다가가면 전투태세를 갖출 때도 있다. 덕분에 몇 번이나 피를 봤는지 모르겠다. 또 산책을 나갈 때 다른 강아지나, 어린 아이를 보면 싸울 듯이 달려들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때도 있었다. 누군가는 강아지의 사나운 모습 때문에 키우기를 포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육의 미숙함을 반려동물 탓으로 돌리며 포기하는 건 멍청함을 속이는 일일 뿐이다. 귀여움 때문에 너무나 쉽게 얻은 반려동물을 너무나 쉽게 버리는 이들은 너무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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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수명이 10~15년 정도인가? 우리 코코는 대략 6살쯤 됐으니 한 절반쯤 지나온 것 같다. 혹은 더 일찍 갈지도 모른다. 죽음은 예상치 못한 방문객이니까. 물론 아무도 원치 않았을 방문객일 테지만. 작가는 반려견의 죽음을 다른 이들과 아픔을 공유하거나 새로운 만남을 통해 극복해 나갔다. 아마 코코의 죽음은 우리 가족이 극복할 문제일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다가올 미래란 것은 분명할 테니까. 죽음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썬 그 일이 절망으로 다가올지 혹은 정신적 성숙함의 과정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겪고 싶지 않은 건 분명한 것 같다. 지금처럼 코코는 편하게 살며 충분히 놀았으면 한다.

“저 애들이 어렸을 때 저한테 기쁨과 위로를 주었어요. 이젠 제가 돌볼 차례죠. 키우던 강아지가 늙고 병들었다고 버리고 새로 사면, 새로 들인 애들은요? 그 아이들은 늙거나 병들지 않나요?” 늙고 병들었다고 개를 버리는 것은 늙은 우리 개들뿐 아니라 생명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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