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며 깨닫는 공동체게임 세트
김상희 외 지음, 전국사회교사모임 기획 / 휴머니스트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재밌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우리의 양가 감정을 확인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여러가지 공공 서비스를 제공받을 땐 환호하다가도 세금을 낼 땐 투덜거리게 된다. 그런 자신을 유쾌하게 돌아본 후, 인터뷰 학습지로 생각을 더욱 깊게 할 수 있어 좋았다. 최고의 수업을 만들어주는 좋은 교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풍경의 내부 작가정신 소설향 12
이제하 지음 / 작가정신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독재와 억압을 겪은 이들의 아픔을 소설의 소재로 다뤘다.  '보라, 권력이 개인에게 행사한 폭력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다'라고 외쳐왔다. 하지만 그들 다수가 저널이 흩뿌리는 숱한 후일담들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의 '기억환기'에 그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황석영의 신작 <오래된 정원>도 그와 같았다고 본다.)

<풍경의 내부>는 풍경이 무엇인가를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그것은 상황이라던가, 우연, 혹은 분위기 등의 어휘로도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풍경 때문에 실제가 변질되거나 미화되는 일같은 것은 없지만, 동시에, 그것의 보이지 않는 위력을 벗어날 수도 없다. 우리가 흔히들 '시대' 나 '시절'이라고 뭉뜽그리는 말들을 작가는 '풍경'이라는 조감도 속에서 보다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두명의 주인물 '나'와 '서례'는 각각 나름의 사연으로 풍경에 눌려 살아가는 약한 인물이다. 구체적인 설정은 드러나 있지 않지만 아픔의 원인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어느 세대가 어떠한 힘든 시대를 보냈는가, 어느 세대가 어느 세대보다 더 내상을 입었는가를 따져보는 것은 그리 유용하지 않다는듯. 다만 어느 누구도 풍경을 초월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느냐가 더 문제이다. 존재의 뿌리를 되짚어보기가 어려워질수록. 글로벌리제이션의 개별적 유랑민일수록..

내부를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풍경을 살아내는 인간이 위치하고 있더라. 얼핏 '서례'는 종잡을 수 없는 여자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장 내부적인 완결성을 지녔으며 '나'를 자각으로 이끌어 가는 역할을 맡고있다. '나'는 '서례'를 만나는 순간부터 나를 짓누르는 억압이 얼마나 거대했는가를 인지하며 그 실체를 알기 위한 혼란을 겪는다. 

'나' 의 갈등은 순결성에 관한 비뚤어진 인식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순결성에 대한 집착은 권력에 봉사하는 이데올로기이며 근대구조의 재생산 기제이다. 작가는 이것을 '자신이 오물투성이므로 상대는 순결해야 한다는 오만방자한 독선'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고백을 더 이상 미루지 않는다.

'깊은 밤의 작부들은 아름다워...(중략)...밤에 이 앞을 못 들은 척 지나가면서 때로 보는 건데 저들끼리 새치를 뽑아주는 광경 말야. 숨이 콱 막혀오지. 어느 그림이 그보다 아름다울까.'

그러나 우리는 작가에게 구조에 함몰된 인간을 구해낼 재간까지 짜내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작가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일수는 있으나 혁명가는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의 자각 그 자체가 서례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막기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내부가 변해도 풍경은 여전히 동일하다.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 마디가 정확히 부러지는 해답을 원하는 이들은 갈증만을 더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 미래는 현재보다 나아져야 하는가....? 나아진다면 어떻게? 그러한 방향으로 인간은 과연, 기여할 수 있는가? 그래야 한다는 강박을 불어넣은 자가 어쩌면 새로운 풍경, 새로운 권력자인 것은 아닐까. 

그것은. 저마다 다른 풍경을 꿈꾸는 것보다 더 허망한 일인 것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양으로 읽는 논어
박기봉 역주 / 비봉출판사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떠들던 사람이 있었다.
물론 그의 이야기는 (한국의 현실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일리있는 것들이었지만 거기에 '공자'가 싸구려로 얹혀질 이유는 없다.. 무덤에서라도 일어나 명예훼손소송을 걸 일이다..

'논어'를 읽으라는 과제를 받고 반쯤 지레 지겨워하며 책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공자의 사상체계와 그의 아름다운 인간성 (물론, 무엇이 인간성인가 하는 것은 쉽게 단정지을수는 없는 문제지만..) 에 빠져들어가게 되었다.

공자.. 그는 휴머니스트이다. 그가 가장 사랑한 것은 잘난 지배자들이 아니라 바로 땅을 일구는 손을 가진 이들이었다. 공자를 죽이자던 '그'는 과연 논어를 읽기나 한 것일까?

* 처음 책을 받아서 펼쳤을때에는 언뜻 중고등학교 한문교과서처럼 느껴져서 아차 싶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편집이 잘 되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역자가 섣불리 해설을 달지 않고 다른 주석서들을 인용한 '소'부분이 특히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5
조한욱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산발적으로 쌓아둔 지식의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 정렬하는 경험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오늘아침 지하철에서 첫페이지를 열었고, 아르바이트하는 틈틈이 정신없이 빠져들었으며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얇았지만 너무도 풍부하고 흥미로웠다( 새로운 역사학처럼! )

책은 궁극적으로 '문화로보는 역사'의 아름다움에 대해 논하고 있지만 이 논의의 과정을 읽어내려가던 내게는 인간의 삶, 그속의 의미를 찾아가는 모든 인문학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속삭임이 들렸다.

역사학의 흐름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저작들에 대한 소개 덕분에 앞으로 당분간은 잠 못이루는 밤이 계속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